[취재파일] “보다 힘겨운 정면돌파전” 택한 北…핵포기 없다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12일 폐막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지난 5일 개막한 이번 당 대회는 8일 만에 막을 내리면서 역대 두 번째로 최장기간 진행됐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가 어제(12일) 폐막됐다. 지난 5일 시작됐으니 8일간 계속된 셈이다. 북한이 내세운 당대회의 모토가 ‘일하는 대회, 투쟁하는 대회, 전진하는 대회’였는데, 나름 꽤 긴 시간에 걸쳐 지난 시기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5년 계획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폐막일에 당 대회를 결산하는 연설을 했다. 여러 가지 얘기를 했지만 우리에게 관심을 끄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핵포기는 없다

먼저, 핵포기는 없다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국가방위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하는 것을 중요한 과업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한다며, “핵전쟁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핵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당 대회에서 김 총비서의 ‘당 중앙위 사업평가보고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결정서를 채택한 만큼 핵에 대한 의지가 전당, 전국가적으로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당 중앙위 사업평가보고’에서 고체 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과 미국을 상대로 하는 핵선제 타격능력, 핵잠수함 설계 등 갖가지 종류의 핵 능력 향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보다 힘겨운 정면돌파전

두 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이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보다 힘겨운 정면돌파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사회주의 경제건설은 오늘 우리(북한)가 총력을 집중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혁명과업”이라며 경제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주체적 힘, 내적동력을 비상히 증대”시켜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하면서 새로운 전진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대세력들이 더욱 미친 듯이 우리(북한)의 앞길을 가로막으려” 하더라도 “사회주의 위업의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며 혁혁한 전진을 이루려면 보다 힘겨운 정면돌파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총비서가 경제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외부와의 협력이 아니라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은 경제를 위해 핵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핵무기 추구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외부세계의 협조를 얻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은 경제건설을 바라기 때문에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는 수정될 필요가 있다.

8차 당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현 총비서)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부부장 강등 확인)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연합

김여정, 대남부문 역할 계속할 듯

또 한 가지 주목해 볼 부분은 당대회 폐막 보도와 같이 나온 김여정의 담화다. 김여정은 남한의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심야 열병식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을 겨냥해, 남한이 “적대적경각심을 표출”하고 있다며 “남조선(남한)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또, 남한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이라든가 “특등머저리”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고 담화의 명의도 기존의 ‘제1부부장’이 아닌 ‘부부장’이어서 한 단계 강등된 것으로 보이지만, 김여정이 대남관계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김여정은 김정은의 여동생이라는 특수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직위가 무엇이냐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2인자의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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