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존엄’ 이름을 감히?…北 웹사이트 ‘김정은’ 검색 불가

북한 웹사이트에서 ‘김정은’이 검색되지 않는 모습. / 사진=조선의소리,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북한 일부 웹사이트에서 ‘김정은’을 키워드로 검색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17일 확인 결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웹사이트에서 ‘김정은’을 검색할 시 403 페이지를 보여주면서 ‘You don’t have permission to access /ko/index.php on this server’가 나타났다.

이는 웹 서버의 특정 영역에 접근할 권한이 없을 때 발생하는 에러 메시지다.

해당 사이트에서 ‘김일성’ ‘김정일’은 정상적으로 검색됐으며 ‘최고령도자’ ‘국무위원장’ 등 다른 단어들도 모두 이상 없이 검색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웹 서버 관련 전문가는 이날 데일리NK에 “특정 키워드로 검색했을 시 폴더로 인식하게 만든 후 권한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웹서버 설정에서 특정 키워드 검색을 차단하거나 다른 URL로 보내는 일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북한 관영 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 웹사이트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에서 ‘김정은’을 검색했을 때 ‘You don’t have permission to access/kcna.user.article.retrieveNewsViewInfoList.kcmsf;jsessionid=A45A23F08A9A5F57A0CBF9E209D on this server’라는 메시지와 함께 403페이지가 나왔다.

조선중앙통신 역시 ‘김정은’을 제외한 다른 단어를 이상 없이 검색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기능은 북한 관영 라디오 매체인 조선의소리, 외무성, 민족대단결 등 다른 웹사이트에도 적용돼 있었다.

북한 웹사이트 민족대단결에서 ‘Kim Jong Un’을 검색할 수 없다. / 사진=민족대단결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북한은 한글 이름은 검색 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김 위원장의 영문 이름인 ’Kim Jong Un’은 허용했다.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외무성 영문 사이트에서는 ‘Kim Jong Un’이 정상적으로 검색됐다.

다만, 민족대단결에서는 ‘당신이 진행하려는 검색조작은 허용되지 않습니다’는 팝업창이 나오면서 검색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북한이 대외용으로 개설한 각종 홈페이지로 한 번에 접속할 수 있는 포털 사이트 ‘광야’에서는 ‘김정’, ‘김일’을 검색할 수 없다. 광야의 검색창에 ‘김정’, ‘김일’을 입력하면 단어가 자동으로 삭제된다.

‘김정은’ ‘김정일’ ‘김일성’ 이름을 검색창에 입력할 수 없도록 만든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이 온라인 공간인 웹사이트에서도 김 위원장 일가의 우상화를 위한 장치들을 마련해 둔 셈이다.

실제, 북한의 몇몇 웹사이트에는 김 위원장 사진에 마우스 포인터를 올리면 화살표가 사라지는 기능도 있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 북한 웹사이트, 재단장 中… ‘최고 존엄’ 얼굴에 마우스는 ‘NO’)

한편, 북한의 또 다른 웹사이트 ‘내나라’ ‘민족대단결’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의오늘’ 등에서는 모든 검색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