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없다던 北 “거리두기 엄격 준수” 긴급 지시문 내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월 11일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싣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용악산 비누 공장에서 소독수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생활 속 거리두기 준칙을 엄격히 준수하라는 내용의 긴급 지시문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정부가 지난 10일 전염병 사태와 관련하여 공장기업소들과 협동농장들에서 노동시간 안에서의 거리두기를 비롯해 일상생활과 공공장소들에서의 거리두기도 엄격히 준수하고 이에 대한 통제 사업을 강화할 데 대한 지시문을 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내린 긴급 지시문에는 기관·기업소와 협동농장에서 1인 이상이 함께 일하지 말며, 독자적인 활동을 엄격히 준수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지시문에 따라 기관·기업소들과 협동농장들에서는 일하는 공간을 분리해 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매우 불합리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기관·기업소 종업원들 속에서는 현장은 하나이고 기계들이 몰려 있는 조건인데, 각개격파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협동농장에서도 농장재산을 분할시켜 농장원들에게 일거리를 주는 일이 막연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회령 시내의 농장들에서는 개인의 일터 공간을 확보해 거리두기를 하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에 따라 농장원들을 조로 나눠 교대로 노동하게 하고 있는데, 80일 전투 과제 목표치는 높고 시간은 촉박한 상황에서 점점 일이 밀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농장 관리일꾼들은 휴대전화도 없이 각기 떨어져 일하고 있는 농장원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지시를 주고 일을 시켜야 해 발이 닳도록 뛰어다녀야 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청진시와 온성군을 비롯한 시내 곳곳의 시장에서는 거리두기를 위해 한 자리씩 비우고 하루씩 돌아가며 교대로 장사하게 하는 체계를 실시하고 있으나, 장사하는 주민들은 이를 두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사정이 이렇지만, 정부는 거리두기 통제 사업을 하겠다며 안전부와 규찰대를 동원해 공장기업소와 농장들의 노동 현장과 시장과 같은 공공장소들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