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시 구역 간 유통 금지·시장 폐쇄…김장 배춧값 상승에 ‘한숨’

방송차 동원해 "전염병 확산되고 있으니 구역 떠나지 말라" 주민 단속…쫓겨다니며 장사하기도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방역소독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내세워 함경북도 청진시의 구역 간 유통을 막고 시장도 봉쇄해 주민들이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청진시에서 전염병(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특별조치로 구역과 구역 사이의 유통이 막혀 주민들이 배추를 비롯한 김장 재료들을 구하지 못해 김치를 담그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청진시 당위원회 선전부 방송차들이 매일 시내 주민 지대를 돌면서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으니 절대 자기 구역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심각한 내용으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실제 현재 시내의 모든 도로에는 안전원들을 비롯한 순찰대들이 지키고 서 있어 한창 김장으로 바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배추를 실어 옮기는 차나 수레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소식통은 “청진 사람들은 해마다 이즈음이면 시내 주변의 농장들이나 농장원들이 개인 밭에서 뽑은 배추를 실어 오거나 밀수를 통해 중국 배추를 들여와 김장했는데, 올해는 전염병으로 유통이 안 돼 배춧값이 어방없이(어림없이) 올라 주민들이 김치를 담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매년 각 세대에서 김장에 필요한 배추를 사들이는데 드는 돈이 200위안(한화 약 3만 원) 정도였다면 올해는 1000위안(약 16만 원)이 들어 주민들이 한숨만 내쉬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은 시내 장마당도 열지 못하게 막고 있어 장사하는 주민들이 쫓겨 다니며 물건을 팔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실제 소식통은 “시장도 당분간 차단시킨 상태라 수남시장 인근 주민들은 수성천 방뚝(제방)으로 올라가 물건거래를 하고 있다”며 “그마저 안전원들과 규찰대가 제지해 장사꾼들이 쫓겨 다니면서 물건거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염병 단속을 하더라도 살길은 열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러다가 모두 굶어 죽게 생겼다”는 등 불평 섞인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