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끌려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회령서 공포 분위기 확산

2019년 6월 초 함경북도 국경지대의 살림집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환자가 있는 세대의 일가족이 전부 사라지는 의문의 사건이 벌어져 현지 주민들 사이에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회령시에서 집안의 한 사람이 병을 앓다가 그 가족들까지 통째로 끌려가는 일이 벌어졌는데, 지금도 온 가족이 돌아오지 못하고 집이 비어 있는 상태라 주변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순 회령 시내에서 환자가 있는 세대의 구성원이 모두 끌려간 뒤 여태 돌아오지 않고 있어 현재 주민들 사이에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이렇게 일가족이 모두 사라진 집이 3곳이 넘자 주민들이 하나둘 의문을 갖기 시작했고, 심지어 일가족 사망에 관한 소문까지 확산되고 있어 내부 주민 사회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지의 의료부문 일꾼들을 통해 북한 당국이 끌려간 가족들을 한곳에 가둬 놓고 죽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죽으면 땅에 묻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것이 와전돼 병에 걸린 사람들을 산 채로 묻어버린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당국이 아픈 주민은 물론이고 그 가족들까지 데려가자 앓던 질병이 무엇인지를 두고 이런저런 말을 하더니 급기야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자체 판단하기에 이르렀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어떤 말이 돌든 간에 실제로 3세대 이상이 끌려갔고, 그 집들이 여전히 비어있다는 사실만큼은 주민들이 똑똑히 확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이어 최근에는 한 가족이 탈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까지 발생해 더욱 뒤숭숭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지난 17일경 회령에 사는 한 부부가 감쪽같이 사라졌는데 이들은 사라지기 며칠 전 친척에게 ‘전염병이 무섭다. 가족이 채로 사라질까 봐 겁이 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때문에 보위부는 이들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부에게 세 부담을 받으려던 인민반장이 이틀간 집에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담당 보위원을 부르면서 이들이 사라진 것이 밝혀지게 됐으며, 보위부가 뒤늦게야 이 부부의 친척 등 가까운 이들을 찾아다니며 행방을 추적했으나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 탈북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보위부는 철저한 국경봉쇄에도 가족 탈북이 일어나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