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제스처일 뿐” 軍에서 확산되는 김정은 ‘비핵화’ 진실?

소식통 "핵보유국 선포에 金 비핵화 공언 화제...'핵무장 고도화 시간 벌어' 중론"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9월 20일(2018년)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 당국이 지난달 초 8차 당(黨) 대회를 통해 실질적인 핵 보유국을 선언하자, 내부에서도 2018년 대외에 핵 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약속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이 화제다.

이에 최근 고위 군(軍) 관료들을 통해 당시 인민군 원로를 중심으로 ‘핵 포기는 선대(先代) 수령들의 업적을 말살하는 자살행위일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고, 이에 김 위원장은 ‘당의 노선과 정책 전략에 따른 외교적 제스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는 비화(祕話)가 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9일 데일리NK 내부 군 고위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이 같은 내용의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군 내부에서는 “우리(북한)가 내놓겠다는 녕변(영변) 플루토니움 핵물리단지 생산 시설은 낡은 것”이고 “이를 내놓는다고 해도 선대 수령의 핵무력 강화 업적 부정에 무관하다는 결론에 따라 당시 외교전략이 도출된 것”이라고 말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당에서는 녕변을 내놓는다 해도 다른 지역에 현대화된 우라니움 농축 시설을 가동해 핵 무력강화의 전진도상에 저해되지 않게 꾸준히 핵탄두 생산을 늘일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군 일반 간부들은 “우리 조선(북한)은 애당초 비핵화에 관심이 없었다” “앞으로도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0’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고 한다.

군 고위 간부들은 이보다 더 나아간다. “비핵화 약속을 통해 우리 핵을 더 고도화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이에 적(敵)들의 속심까지 타진해 볼 수도 있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핵 포기에 대한 안건 자체가 올라간 적도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오히려 “적들이 이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이상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전략노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논의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대형 굴뚝 없이도 얼마든지 은폐될 수 있는 우라니움 생산공정 만가동하고 있다” “핵무력 강화 정책을 (한 번도) 포기한 적 없이 더욱 고도화해나가고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한편 지난해 당 창건일 75주년(10·10)과 올해 8차 당 대회 열병식 때 잇따라 선보인 전략·전술 탄도무기에 대해 군 간부들은 대체로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최대의 선물을 꾸준히 마련해 온 결실”이라는 식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