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가중되는 北, 설 명절공급은?… “평양도 줄 엄두 못 내”

코로나 국경봉쇄로 물자 수급에 어려움 겪어…소식통 "주민들 명절공급 체념한 지 오래"

2019년 3월 함경북도 온성군 살림집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지역의 살림집 모습. / 사진=데일리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북한 내부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매년 설 명절마다 간부나 주민들에게 내려지던 물자 공급이 올해에는 급격히 줄어들거나 아예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당 기관이나 보위부, 안전부 같은 힘 있는 기관이나 외화벌이 회사 같은 곳에서는 당연히 명절 공급을 하려니 생각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 어떤 기관에서도 명절 공급 같은 것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그만큼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해마다 음력설이면 정권 기관 간부들에게 일종의 명절 선물로 밀가루, 기름, 고기, 술 등 각종 물자를 공급해왔다.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품목들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물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체적으로 마련할 여건도 되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가짓수나 양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비루스(바이러스) 때문에 국경을 완전히 꽉 막아놨으니 명절 공급은 시장이나 기관 자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그나마 명절 공급을 할 수 있는 개인이 운영하는 기업들에서도 장마당에서 구한 물자를 내줄 것으로 보고 있는데, 가지 수도 그렇고 수량에서도 이전과는 큰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명절 공급이 거의 사라진 지방과 달리 수도 평양에서는 매해 명절마다 주민들에게도 식량 등의 물자가 내려졌지만, 올해는 평양마저도 명절 공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소식통은 “원래 평양 같은 곳에는 국가적인 명절 공급이 있지만, 올해는 평양도 명절 공급을 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며 “평양 사람들도 올해 음력설 명절 공급에 대해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정일 생일 기념일(2월 16일, 광명성절)도 다가오고 있어 예년보다 음력설 명절 공급에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며칠 있으면 또 광명성절이 오기 때문에 음력설 명절 공급과 관련하여 내려진 상부의 지침은 특별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인이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전염병(코로나19) 이전에 밀가루, 사탕가루(설탕), 기름, 고기 등등 잘 해줬는데 올해는 그냥 돼지고기에 소주뿐이고, 그것도 음력설 공급이 아니라 2·16 명절 공급이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반 주민들이나 노동자들은 명절 공급에 대해 체념한 지 오래”라며 “자력갱생, 자급자족은 이미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