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北 소학교 입학률 눈에 띄게 감소…원인은 무엇?

당국이 뒤늦게 이유 파악에 나서…경제적 형편 어려운 주민들 '세부담' 언급하기도

개학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6월 4일 전날(3일) 개학한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소학교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메아리 캡처

올해 북한 소학교(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줄어들자 북한 당국이 뒤늦게 원인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올해 입학한 소학교 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훨씬 줄어들면서 국가가 뒤늦게나마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유행 상황에 다시 방학을 실시한다는 결정을 내린 후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각 구역 안전부 주민등록과와 교육부가 협력해 소학교 입학생 수가 줄어든 원인을 조사해 보고하도록 했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종합된 안전부 주민등록과의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소학교에 들어가야 할 학생의 70%만이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특히 북한 당국은 이것이 출생률 감소에 따른 영향인지 아니면 주민들의 개별적인 사정에 의한 것인지 원인 분석에 나섰는데, ‘자식이 너무 못 먹어 또래보다 작고 허약해 학교에 보내지 못했다’는 의견과 더불어 ‘학교에서 주는 세부담 때문에 보내지 않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복과 신발, 책가방, 학용품을 마련할 비용조차 없는 형편에서 달마다 내야 하는 학교 파철(破鐵) 계획 등 수집사업과 국가건설지원 사업을 감당하기 힘들어 보내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는 것.

더욱이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주민들은 ‘세부담에 아이들이 가방을 학교에 저당 잡히고 어깨가 늘어져 다니는 것보다 몇 해를 집에서 놀면서 조금 더 크면 장사를 하게 하거나 짐승을 키우게 하는 편이 낫다’면서 ‘내 자식을 학교에 보내든 안 보내든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실제 안전부 주민등록과의 보고서에는 올해 소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아이들이 부모를 따라 텃밭에 나가거나 산에 나물을 뜯으러 다니고 있다는 내용이 반영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올해 소학교 입학 대상자였던 아이들의 편입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부모들이 다니는 직장의 당 위원회나 인민반을 통해 편입에 지장이 없게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소식통은 “지방의 행정 일군(일꾼)들과 학교 교직원들은 가난한 주민들의 사정을 봐서는 아이들을 편입시키더라도 학교에 이름만 걸어놓을 뿐, 보낼 처지가 못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