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담 불만에 인민반장과 충돌한 혜산시 주민, 보위부 끌려가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한 주민이 세부담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가 ‘반항아’로 찍혀 보위부에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얼마 전 혜산시 위연동에 사는 한 여성 주민은 전염병(코로나19) 사태로 생활상 어려운 조건에도 세부담을 받아 가는 인민반장에 항거해 싸움질을 하다가 결국 반항아로 몰려 보위부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생활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몇 달씩 세부담을 밀리고 있으며 일부는 아예 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형편에 있다.

이전에 주민들은 주로 파지, 파고무, 파고철, 파천 등 일반 세부담을 달마다 무조건 내야 하는 것에 크게 의견을 부리지 않았으나, 지금은 한숨을 쉴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위연동의 인민반장은 세부담이 너무 많이 밀리고 있는 것에 화가 나 각 세대를 돌면서 “아무리 어려워도 모든 세대가 세부담을 다 냈다. 왜 너만 안내냐”고 독촉했고, 그중에서도 동네에서 어렵게 사는 것으로 손꼽히는 주민 집을 끈질기게 찾아가 기어코 돈을 받아내면서 결국 싸움이 일어났다고 한다.

인민반장과 싸움이 붙은 이 주민은 생활이 너무 어려워 석 달 치 세부담을 밀린 상태인데, 당장 먹을 것이 없으면서도 인민반장의 강요에 못 이겨 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 여성 주민은 돈을 내고 돌아서서 다른 주민들에게 물으니 아직 돈을 못 낸 세대가 많았고, 당장 먹을 것도 없는데 돈을 낸 것에 분격을 이기지 못해 인민반장과 머리끄덩이를 쥐고 싸움을 벌여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충돌하던 중 당의 정책을 논하며 반동이니 뭐니 하는 말들이 오갔고, 그러다 이 여성 주민이 마치 당 정책을 반대한 것처럼 돼 버려 결국 보위부에 체포되고 말았다는 전언이다.

보위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에 고난의 강행군을 한다고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들려오는 상황에서 누구나 세부담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노골적으로 인민반장에 대항한 것은 당의 정책을 정면에서 도전한 것과 같다고 보고 이 주민을 체포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은 현재 내적으로 들끓는 불만 여론을 잠재우려 보위부가 여성 주민을 체포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그래서 이 여성 주민이 시범겜(본보기)에 걸린 것으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