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문제 고찰, 대외관계 확대발전”…획기적 메시지 나올까?

3일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 전문 없이 간략 보도만…대남·대미 깜짝 제안 가능성도 제기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제8차 노동당 대회 3일 차 회의를 진행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3일 차 8차 당대회에서 대남문제를 고찰하고 대외관계 발전 방향을 천명했다고 밝혀 그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남·대미전략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는 전날(7일) 3일 차 당대회에서 다뤄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7기 사업총화보고 관련 보도에서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 당시 사업총화보고를 마친 뒤 전문을 공개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보고 전문을 내놓지 않고 간략한 보도로만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곧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결정서나 추후 당대회 진행 과정에서 나오게 될 대남 및 대미 메시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문제’라고 언급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북한이 과거 남북관계를 ‘북남관계 문제’로 언급한 사례들은 있었으나, ‘대남문제’라는 표현은 처음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상당히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수반하는 대남전략이 나올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며 “기존의 원론적인 합의 이행, 대화나 교류협력 제안 이상의 관계 재설정이나 파격적 제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남문제는 그냥 고찰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일단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며 “국제사회의 제재, 코로나19와 북미관계 교착상황 장기화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구체적인 대남 제안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고 다소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한편 ‘대외관계 확대발전’에 대한 언급과 관련해서는 중국, 러시아 등 전통적 우호 국가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 개선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임 교수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고 있고, 특히 단기적으로 대북 비핵화 협상에서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 등을 누구보다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을 김 위원장이 기존 강경한 대미 입장을 바꿔 일방적인 대미 관계 개선 희망 의사를 천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키겠다’는 표현은 다소 이례적이어서 예상하지 못한 깜짝 대미 제안의 가능성도 열어 놓고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했다. 대내외적으로 국제정세를 주도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위해 대담한 제안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보고에서 지난 5년간의 문화건설 사업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분석평가하고 교육, 보건, 문학예술 등의 분야에서의 방향과 방도를 제기했다. 또 사회생활에서 비사회주의적 요소들을 극복하는 문제들을 언급하고 법무사업, 법투쟁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 보고에서는 청년동맹(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을 비롯한 근로단체들이 사명과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북한이 일하는 대회, 투쟁하는 대회, 전진하는 대회라는 모토에서 이번 당대회를 열고 있는 만큼 안일해진 내부의 기강을 다잡고 혁신을 이끌어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번 당대회 기간 경제발전 목표가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시인하며 당 조직과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부문에서 나타난 결함과 원인을 분석하고 발전을 위한 투쟁과업과 목표를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사업총화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당대회 첫날인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는 대회 사흘째인 지난 7일 사실상 마무리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 매체는 지난 6일과 7일 “사업총화 보고는 계속된다”고 보도를 마무리했는데, 8일 보도에는 “대회는 계속된다”로 끝맺음했다.

앞서 공개된 이번 당대회 의정들을 볼 때 북한은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당규약 개정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에 대한 토의·결정을 남겨두고 있어 당대회가 이번 주말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