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노마스크 ‘쇼’… “8차 黨대회 행사장 입장 직전 벗는다”

행사장 뒤에선 사회안전군이 착용 여부 감시...소식통 “옥에 티 남길 수 없다 판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제8차 노동당 대회 3일 차 회의가 지난 7일 열렸다고 전했다. 사진 속 당대회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거리두기도 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사흘째 마스크 없이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이어갔다. 7000여 명(북한 매체 주장)이 거리두기도 없이 실내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행사장 뒤에선 참석자 전원에 대한 마스크 착용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8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8차 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4·25문화회관에 입장하는 순간까지 군복을 입은 사회안전군이 참석자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다만 참석자들은 행사장 입장 전 모두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실제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게재한 당대회 사진을 보면,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며 빈 좌석 없이 대규모 인원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행사가 끝난 후에도 곧바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강요받는다고 한다.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본 행사에서만 보여주기식 ‘노 마스크’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북한 지도부는 당대회 시작 직전 참가자 중 발열 증상자가 속출하자 인원을 교체시키고, 본행사에서 주석단 이외에 일반 참석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지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당국은 최종적으로 최대 정치 행사인 당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은 국가적 위상을 손상시키고, 인민들에게 전염병에 대한 불안함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이번 당 대회를 ‘특기할 만한 대사변’이라고 강조하는 만큼 마스크 미(未)착용은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록영화로) 오래도록 보관·활용해야 하는데, 옥에 티를 남길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당대회를 주목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 펜데믹(대유행)에도 우리 당은 건재하다는 점을 대외에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오히려 방청 인원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 5월에 열린 7차 당대회 당시에는 1387명인 반면, 이번엔 2000명의 방청인원이 참석했다고 북한 매체는 전한 바 있다.

더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대회 참석자들의 표정과 분위기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당국이 노 마스크 당대회를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최고지도자 앞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권위 훼손 행위라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다른 소식통은 “원수님(김 위원장)이 참석하는 행사에서 얼굴을 가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원수님이 특별히 허락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스크든 모자든 얼굴을 가리는 것은 반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시 간부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에 관해서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이번 당 대회 땐 행사준비위원회 주도로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는 등 준비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마스크 대규모 실내 행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북한 당국은 일반 주민들에게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8일 “비상방역사업은 새해에 들어와서도 모든 초소와 일터에서 첫 자리에 놓고 수행해야 할 중차대한 혁명 과업”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에게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