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47명 서훈

미국의 여류작가 님 웨일스의 소설 `아리랑’의 주인공 김 산(1905-1938)과 조선노동당 책임비서를 지낸 김철수(1893-1986) 등 사회 주의계열 독립운동가들에게 서훈이 추서됐다.

국가보훈처는 3일 지난 3.1절에 이어 이달 8.15 광복절을 계기로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47명을 포함해 일제 강점기 3.1운동과 항일운동 등을 전개한 총 214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에 대해 건국훈장 등 서훈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김철수 선생과 함께 6.10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조선청년총동맹 중앙집행위원 등을 역임하고 러시아, 중국 등으로 오가며 독립운동을 전개한 김태연(이명 김단야.1900∼1938) 선생, 1930년대초 모스크바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한 사회주의자 김 한(1887∼1938) 선생 등에게는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건국훈장은 최고 훈격인 대한민국장에 이어 대통령장, 독립장, 애국장, 애족장 등의 순으로 나뉜다.

조선학생혁명당을 조직, 활동하다 옥고를 치른 정헌태(1902∼1940) 선생과 조선혁명군 제1연대장을 역임한 최윤구(1903∼1938) 선생, 1929년 이후 사회주의에 입각해 항일투쟁을 전개한 한위건(1896∼1937) 선생 등에게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독립운동가의 생애를 국제적 여론으로 환기시킨 님 웨일스의 저서 `아리랑’의 실제 주인공인 김 산(본명 장지락.1905∼1938)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사회주의 계열 외에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기념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우고 보도한 민족 문학가 현진건(1900∼1943) 선생에게도 대통령 표창이 추서됐다.

1940년 서울에서 독립운동 통신문을 우송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런 임용태(88)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는 등 생존지사 10명에게도 건국훈장,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 등이 내려졌다.

또 일제 강점기 심남일(沈南一) 의진(義陳)에서 의병 활동을 한 강무경(姜武景.1878~1910) 선생의 부인으로 직접 의병활동에 참여한 최초의 여성의병 양방매(梁芳梅.1890∼1986) 선생과 부자가 유인석 의진에 참여, 의병활동을 전개한 어윤석(魚允奭.1846∼1898).어경선(魚敬善.1869∼1916) 선생, 제주 해녀로서 해녀 항일운동을 전개한 부덕량(夫德良.1911∼1939) 선생 등이 건국포장을 받는다.

이날 포상이 추서된 214명의 독립유공자들을 훈격별로 보면 건국훈장이 77명(독립장 6명, 애국장 25명, 애족장 46명), 건국포장 60명, 대통령 표창 77명이며 생존자 10명과 여성 2명이 포함됐다.

보훈처는 750여건의 독립유공포상신청자에 대한 자료 분석 등 공적 확인을 통해 독립유공자서훈 공적심사위원회에서 10여차례에 걸쳐 1, 2심과 합동심을 열어 심도있는 심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부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사료발굴분석단은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기록이 부족한 135명의 후보에 대해 일본 경찰 활동보고서와 재판 판결문 등 현지 형무소 수용기록, 신문 보도자료 등에 대한 검색과 현지조사를 통한 행적을 일일이 확인, 이들 중 41명이 포상을 받게 됐다.

1991년 공적조사서를 제출했으나 거증 자료가 부족해 포상이 보류됐던 임용태 선생은 사료발굴분석단이 일본 경찰 활동보고서에 기록된 선생의 활동상을 확인했다.

사료발굴분석단은 또 항일 동시작가 권태응(權泰應.1918∼1951) 선생에 대해서도 학적부와 독립운동사에 나와 있는 한 줄의 공적내용을 근거로 현지 형무소 수형기록 확인과 국사편찬위원회 및 국가기록원 자료검색 등을 통해 구체적인 공적을 발굴해냈다.

이들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훈장은 이달 15일 서울과 지방에서 열리는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전달되고 해외거주자는 재외공관을 통해 본인과 유족 등에게 전수된다.

보훈처는 지난 3.1절에도 여운형(건국훈장 대통령장) 선생을 비롯, 권오설(건국훈장 독립장), 조동호(건국훈장 독립장), 구연흠(具然欽.건국훈장 애국장), 김재봉(金在鳳.건국훈장 애국장) 등 그동안 좌파 또는 사회주의 계열이란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 대상에서 제외됐던 인사 54명에 대해 훈장을 추서한 바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