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이라는 이유로 이혼 당하게 된 며느리, 시집에 불 질러…

2019년 6월 초 촬영된 함경북도 국경지대 모습.(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최근 북한 함경남도에서 불임이라는 이유로 이혼을 당하게 된 한 여성이 시집에 불을 질러 일가족이 모두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금야군 보위부 정치부장의 며느리인 30대 초반의 여성이 불임 진단을 받고 시집에서 이혼시키려 하자 그 앙갚음으로 시집에 불을 질러 가족살인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여성은 결혼한 지 5년이 되도록 태기가 없어 시집에서 도(道) 산원에 보내 진단을 받게 했는데 결과가 불임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야군 보위부 정치부장인 시아버지 등 시댁에서는 이혼을 시키려고 최근 이 여성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정이 신포시인 이 여성은 화가 나서 곧장 친정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도당에 신소하러 갔는데 하필 그날이 토요일이라 “신소 처리를 받을 수 없다”는 도당 접수과 부원의 말을 듣고는 중앙당에 신소하겠다고 역전으로 가서 평양행 기차표를 사 무작정 평양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는 여행증도 없이 열차를 타고 가다 평양의 관문인 간리역에서 철도 보안원의 단속에 걸렸는데 자신이 금야군 보위부 정치부장의 며느리라며 도움을 요청해 별 탈 없이 다시 금야군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다시 시집으로 돌아온 며느리는 시집에서 쫓겨난 몸, 살아서 뭐하겠느냐며 인생을 포기할 작정을 하고 가족이 다 모여 있는 밤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며 “순식간에 일어난 불길을 피할 새도 없었던 시아버지와 시어머니, 아들과 며느리는 결국 참변을 당하고 집도 재산도 모두 타버렸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은 안전부와 보위부가 다 동원되고 주변 주민들도 들통에 물을 담아 나왔지만, 실제 이를 목격한 주민들은 불길이 얼마나 센지 순식간에 다 타버려 대처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사건이 알려진 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반 주민들은 불임이라고 해도 이혼 없이 살아가는데 보위부 정치부장이라는 권세에 5년 동안이나 고생하면서 시집살이한 며느리를 불임이라고 나가라고 등을 떠민 시아버지와 그 집안에 더 문제가 있다’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식통은 “현재 금야군에서는 이 사건을 일반 화재사고로 덮어 조용히 처리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