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열병식 행사 9·9절로 급선회?…도로 차단·광장 봉쇄

소식통 "주체 100년대 첫 10년을 이끈 김정은 영도 성대히 기념하기 위한 것"

지난해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월 9일에 열병식을 진행하려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열병식 행사 개최는 이틀 전에 급히 결정돼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앞서 본보는 북한이 내달 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 76주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 차를 기념하기 위한 열병식을 급히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김정은 집권 10년 기념 열병식 ‘급조’… “체제 결속에 사활 드러내”)

그러나 며칠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주체 110년이 되는 올해와 태양절(김일성 생일) 110돐(돌)인 내년을 조선 혁명의 려명기(여명기)로 강조하면서 9·9절 열병식 명령을 내렸다”며 “(지난) 7일 저녁에야 확정된 명령 지시가 열병식 지휘 상무 본부로 하달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재 김일성광장으로 통하는 도로들이 전면 차단됐고,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도 봉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월부터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내년 110회 태양절 기념 열병식을 준비해왔다. (▶관련기사 보기: 이번엔 3만 8천명…북한, 내년 태양절 110돌 최대규모 열병식 준비)

그러다 최근 그중 1만 5000명을 별도로 차출해 평양으로 불러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열병식 행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열병식 행사를 이렇게 급박하게 결정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지만, 이미 전부터 열병식을 준비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은 행사 진행에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행사는 주체(북한의 연호) 100년대의 첫 10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더욱이 올해가 김 위원장 집권 10년 차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더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열병식은 공화국의 새로운 주체 100년대 첫 10년을 이끄신 김정은 동지의 령도(영도)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실제 열병식 지휘상무에 내려진 명령에도 강성국가 백년대의 첫 10년 김정은 동지를 따라 걸어온 공화국의 역사적 순간을 성대히 길이 빛내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북한은 일반적으로 5, 10년 단위로 떨어지는 정주년에 맞춰 대규모 행사를 기획한다. 이번 9·9절은 73주년으로 정주년이 아니지만, 주체 100년대에 접어들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10년과 김 위원장 집권 10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성대한 행사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겹쌓이는 시련 속에서 전인민적 투쟁과 전진의 한길, 승리와 영광의 한길만을 걸어온 주체 100년대 첫 10년을 이끄신 절세위인 김정은 동지의 애국의 장정, 숭고한 령도 업적을 만대에 길이 빛나게 장식하기 위한 단 한 번의 기념일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와 자연재해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위기는 가속하고 있다.

북한은 이렇듯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무기 개발 등 국방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는 점을 부각해 체제 결속을 유도하려 대규모 열병식을 기획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열병식에서는 대외적으로 무력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신무기를 공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북한은 열병식 외 다른 이벤트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전문기술대대 인력들을 투입해 주체사상탑과 105층 호텔(류경호텔)에 8일 새벽까지 축포를 설치 완료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며 “7일에는 대동교, 옥류교, 릉라교에도 일시 통행을 차단하고 축포용 포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5월 1일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연습도 진행돼 현재 대기 중”이라며 “강성국가 100년대의 첫 10년인 역사적 순간을 성대히 기념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빈틈없이 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