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1일 학생 1명 꼭 잡아라’ 황당한 임무받은 교사들

개학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6월 4일 전날(3일) 개학한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소학교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메아리 캡처

최근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교원(교사)규찰대’라는 전대미문의 단속기구가 출범하였다. 이들의 임무는 빨간 완장을 차고 거리와 마을에서 자유롭게 행동하는 학생들을 단속·통제하는 것이다.

최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교육성은 지난 10일 지시문을 통해 ‘신형 비루스(바이러스)와 관련하여 방학 기간 학생들에 대한 단속·통제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하여 교원규찰대를 조직할 데 대하여’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규찰대원으로 선정된 교사는 규칙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학생 1명이라도 잡아야 실적이 인정되어 교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 못하면 거리에서 종일 서 있어야 한다.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인간에게 이성적 능력을 키워주려는 교육자인 교원과 피교육자인 학생 사이를 멀어지게 만드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는 교원규찰대 자체가 인간의 도덕적 본성을 키워주는 교육의 본질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계급지배만 강조하면서 집단권력으로 교사들과 학생들의 양심과 이성을 무참히 유린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오늘날 북한의 사회 문제는 보다 많은 시간과 합리적이고 균형감 있는 적절한 도덕교육과 사회교육, 그리고 인간 지성의 개발로 해결될 수 있다. 문제는 북한 교육 당국이 교육의 본질을 외면하고 최고지도자의 명령만 중요시하는 낡아빠진 ‘혁명전통’과 각종 슬로건 및 지시문들이 만든 함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방적 통제를 실행하는 도구인 규찰대는 자유를 밀쳐내고 그 자리에 의무감만 집어넣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민주화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방해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상국가에서는 전시가 아닌 평시에 규찰대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북한 당국은 세계 유일의 코로나19 청정지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2~3m의 거리 유지를 하고, 마스크를 착용을 강조하면 전파 위험성이 낮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왜 이 같은 인권 유린적 행태를 보이는 것일까?

결국 북한이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밝혀야 진정한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풍요하고 안정된 생활과는 밀접한 관련이 없는 최고지도자의 위대성 이미지 유지를 위해 물리력을 총동원하여 비도덕적이고 강제적인 방식으로 자유를 제어하면 스스로 사회적 관점의 낙후성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라는 점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세계에서 교육 당국과 교사들은 지식인으로 통한다. 북한 교육 당국은 지식인답게 무지에 바탕을 둔 유일 독재를 극복하고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특히 지배계급의 이해관계에 바탕을 둔 일방적인 통제에 매달리지 말고 정상적 사고를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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