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자재 빼돌린 청년동맹 부비서, ‘빨치산 줄기’ 처가 덕에…

금야강2호발전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5월 4일 금야강2호발전소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함경남도 정평군의 청년동맹위원회 부비서(부위원장)가 금야강2호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자재를 빼돌린 혐의로 체포돼 현재 안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재 유용은 반당적 행위로 심각하게 다뤄질 사안이지만, 빨치산 가문인 처가 덕에 그에게는 관대한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금야강2호발전소 건설에서 함경남도여단 정평군대대 대대장으로 일하던 40대 초반의 정평군 청년동맹 부비서 김 모 씨가 건설 자재를 빼돌린 혐의로 지난달 중순 보위부에 잡혀 들어갔다가 현재 안전부 예심과로 보내져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매체는 지난해 10월 말 금야강2호발전소 준공식이 열렸다면서 발전소 완공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렇듯 발전소가 다 지어진 상황에서 올해 1월 김 씨가 기초 타입(打入, 콘크리트 혼합물이나 밖의 재료를 일정한 곳에 다져 넣는 )을 진행할 때부터 건설에 참여하면서 시멘트를 비롯한 자재들을 빼돌려 다른 곳에 썼다는 정평군 대대 기술지도원의 폭로가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건설에 참여한 이들의 증언에 따라 기초 타입부터 시멘트가 정량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이 파악됐지만, 이미 건설이 끝나 당에 완공 보고를 한 상태라 김 씨는 조용히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씨가 빼돌린 건설 자재로 집을 새로 짓고, 정평군 검찰소 간부 2명의 집도 수리해줬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다뤄졌다.

경제난 속 어렵게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 자재들을 빼돌린 행위는 단순한 사안이 아니라 반당적인 행위로 취급됐고, 결국 김 씨는 발전소 건설을 방해한 역적으로 보위부에 끌려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후 그는 처가의 덕으로 보위부에서 안전부로 옮겨져 예심을 받게 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김 씨는 처가가 빨치산 줄기이고, 아내가 항일무장투쟁 연고자 가족으로 보호를 받고 있어 무거운 처벌은 면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를 통해 집을 수리한 검찰소 간부 2명은 모두 해임됐는데, 김 씨는 교화 정도의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알려지고 난 뒤 “기초건설부터 부실 공사한 게 아니냐” “언제 발전소가 무너질지 모르겠다”는 등 수군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