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가 바꾼 일상…“비닐하우스로 일군 채소, 전국에 포장배송”

북한 석탄 생산지에서 최근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채소 재배와 이를 포장해 전국적으로 배송하는 사업이 성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탄(석탄)이 못 나가니까(수출을 못 하니까) 생활방식이 바뀌었다”며 “이제 이곳 주민들은 비닐하우스를 해서 먹고 산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탄광에 가면 비닐하우스가 없는 집이 별로 없다”며 “덕천 지역의 80%가 비닐하우스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간부들도 적극적이다”고 부연했다.

평안남도는 북창, 덕천, 2·8청년직동(직동), 천성 탄광 등 외화벌이를 하는 주요 탄광이 집중돼 있는 지역이다. 일반적으로 탄광을 통해 생계를 이어갔지만, 대북 제재로 인해 돈벌이 수단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비닐하우스 채소 재배가 성행하는 이유는 대북제재로 양질의 석탄이 (북한) 내부로 유통되기 때문”이라면서 “석탄 보일러로 난방을 할 수 있게 됐으니 너도나도 쉽게 채소 재배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수출길이 막히면서 뺑급(A급)탄을 보일러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좋은 탄을 못 샀던 사람들은 ‘현재가 좋다’ 심지어 ‘아예 탄이 못 나갔으면 좋겠다’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비닐하우스에서 오이, 토마토, 고추 등 채소류를 중심으로 재배하고 있고, 이를 포장해 평안북도 신의주, 평양, 강원도 원산 등으로 포장돼 판매되고 있다. 써비차, 택시 등 유통 수단의 발달로 인해 건전한 수익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모든 주민이 이 같은 혜택 누리고 있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는 지난 1일 “석탄값이 많이 떨어지면서 탄광 노동자들이 예전만큼 돈을 벌지 못해 먹고 살기 힘들 만큼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요새는 10살짜리 아이들까지 석탄 배낭을 하나씩 짊어지고 다니면서 돈을 벌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비닐하우스를 하자면 비닐박막도, 난로도 있어야 해서 그걸 다 하자면 돈이 엄청 든다”면서 “이런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선(線)이 없는 사람들은 시작도 못하고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작년 8월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통해 북한으로 유입되는 석탄과 철·철광석 등 주요 광물 등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