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농업협력] 북한, 협동농장에 자율권 상당히 넘겨주나

노동 고취로 생산성 향상 꾀할 가능성...정책변화 지속 모니터링해야

북한 농업근로자들이 온실남새(채소)와 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사진=연합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 새해가 밝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정치·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과 방향을 제시하였다. 본고에서는 신년사 중 농축산부문을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018년 농업부문 성과는 ‘농업부문에서 알곡증산을 위하여 이악(억세고 끈덕지게 기세를 부리는 데가 있다)하게 투쟁한 결과 불리한 일기조건에서도 다수확을 이룩한 단위들과 협동농장원들이 수많이 배출되었습니다’고 평가하였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 2018년에도 불리한 기후, 어려운 여건 등을 언급하였고 2017년부터 2019년 신년사에서 수많은 협동농장들이 최고 생산을 하였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고질적인 식량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년 가뭄과 홍수, 특히 지난해는 고온의 영향으로 농업생산성이 상당히 감소되었다. 세계식량기구(FAO)는 7월 중순과 8월 중순 사이에 발행한 이상 고온현상과 평균이하의 강우량으로 북한의 주요 경작지가 피해를 입었으며 벼농사 지역은 24,664ha, 옥수수나 감자를 비롯한 기타 작물재배지의 면적도 74,228ha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로 인한 식량부족량은 64만 톤에 달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렇듯 북한은 자연재해에 취약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생산기반정비의 복구 및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2019년 농업정책은 ‘사회주의경제 건설의 주타격방향인 농업전선에서 증산투쟁을 힘있게 벌려야 합니다’면서 ‘내각과 해당 부분들에서는 영농공정별에 따르는 과학기술적지도를 실속있게 짜고 들어 올해 농사에 필요한 영농물자를 원만히 보장하여 알곡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농사의 주인인 농장원들의 의사와 이익을 존중하고 사회주의 분배원칙의 요구를 정확히 구현하여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북한 당국도 인민생활의 안정을 위하여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농업을 주요 사업으로 인식하고 농업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김정은 시대 과학농사를 강조하고 있는데, 북한에서 말하는 과학농사는 △주체농법관철 △두벌농사(이모작) △종자혁명 △유기질비료 △ 토지정리 △ 수리화(물관리) △기계화 등 7대 과제이다. 그러나 제한된 기술과 자본으로 과학농사를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리고 영농공정별 영농물자(비료, 농약 등)를 원만히 보장하는 것도 현 북한의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특히. 김정은 시대 경제관리개선조치인 2012년 6.28 방침과 2014년 5.30 조치를 농업부문에서 강화하려는 정책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2015년 개정된 농장법에서는 농업생산물 수매에 대한 처분권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판매에 대한 내용도 추가되어 협동농장에 상당 부분 자율권을 많이 넘겨줌으로써 노동 의욕을 고취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

축산부문에서는 ‘당이 밝혀준 축산업 발전의 4대고리(과학적 사양관리, 사료생산관리, 육종사업 강화, 수의방역 강화)를 틀어쥐고 나가며 닭공장을 비롯한 축산기지들을 현대화, 활성화하고 협동농장들의 공동축산과 개인부업축산을 장려하여 인민들에서 더 많은 고기와 알을 차례(일정한 기준에 따라 몫으로 분배되다)지게 하여야 합니다’고 하였다. 북한 주민들의 식량부족문제를 축산과 연계하여 해결하고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축산업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개인부업 축산업을 장려하는 부분이다. 현재 북한의 PDS(공공배급제도)는 유명무실해져 있고 농어촌지역에서 식량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개인부업 축산업으로 생산된 축산물을 장마당에 내다 팔아 각자 생계를 알아서 꾸려가라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축산기지들의 현대화, 활성화는 북강원도에 건설된 세포축산기지를 정상운영화 하고 생산물을 높이려는 목표로 분석된다. 김정은 시대 야심차게 진행한 세포축산기지이지만 정상적인 운영을 하기에는 축종 및 사료 부족 등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과거 양돈을 중심으로 남북농업협력이 이루어졌다면 앞으로는 사료효율성이 좋은 양계가 북한의 수용가능성이 큰 협력사업이 될 것이다.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본 농축수산 전문 요약

구 분 2017년 2018년 2019년
지난해

성과

-수많은 협동농장들이 최고 생산년도 수준을 돌파 -과학농법을 적극 받아들여 불리한 기후조건에서도 다수확 농장 늘어남

과일풍작, 세포기지 구축

-불리한 기후조건에서도 다수확 협동농장 배출
당해연도

추진목표

-농업전선에서 과학농사 열풍을 일으켜 다수확운동을 벌려야 함 -농업과 수산전선에서 양양을 일으켜야 함 -농업전선에서 증산투쟁
농 업 -우량종자와 과학적인 영농법을 도입

-두벌농사면적 확대

-농기계들을 적극 도입

-과일과 남새, 버섯생산량 증대

-우량종자와 다수확농업

– 능률적인 농기계 생산

-과학농사, 온실남새와 버섯생산량 증대

-황해남도 물길 2단계 공사

-과학기술적 지도

-영농물자 보장

-사회분의분배원칙

 

 

축 산 -세포지구 축산기지의 정상 운영 보장을 위한 대책수립 – 축산물 생산 늘림 -축산업발전 4대고리 실현

-공동축산과 개인부업축산 장려

2019년 북한의 신년사 중 농축산부문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는 대북제재를 염두에 두고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신규 사업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사업에 집중하여 농업생산성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북제재하에서 남북농업개발협력 사업은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북한의 농업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북한의 개발수요와 수용가능성을 고려한 협력사업을 다양화하고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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