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원 칼럼] 평양 정상회담, 남북 경제발전전략 첫 단추 끼웠다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 평양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공언했던 대로 평화의 봄이 풍요한 가을을 안아오는 결과로 맞이할 수 있을까.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국내외 평가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남측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구현의 과제는 더 이상 뜬 구름 잡는 허황된 메아리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2박 3일간 남북정상회담에서의 성과는 기존 남북 관계에서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문제들이 정상간 합의를 통하여 하나하나 풀려나갔다는 것에 있다. 회담 테이블에서는 한반도 평화시대의 본격화를 위한 군사분야, 남측의 한반도 신경제지도과 북측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을 반영한 경제분야,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기 위한 인도적 해결조치, 문화예술분야 증진,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북측 정상의 연내 서울 답방 등 다양한 성과들이 있었다.

이와 동시에 남북 정상이 평양 시내에서 함께 하는 ‘카퍼레이드’, 평양 시민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공손한 인사, 평양 능라도 5월1일경기장에서 한국 대통령의 주민들 대상으로 하는 첫 육성연설, 남북 정상 부부의 백두산 동반은 남북주민과 해외동포는 물론 외국인들에게 남북 간 다져진 신뢰와 평화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남북이 이번에 합의한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연결 현대화 착공식과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의 조성문제 협의와 관련한 부분은 남측의 통일경제구상 전략에 있어서의 신경제지도 구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3대벨트 구축을 통하여 신성장 동력 확보 및 북방경제와 연계하겠다는 본 구상은 경제통일을 구현하겠다는 의지가 회담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동시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의 정상화 합의 및 실질적 이행 조치는 남북경제협력사업의 복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위 합의는 동시에 북측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수행에 있어서의 ‘철도운수부문’의 세부전략의 내용과도 부합하고 있다. 철도망 완비 및 철길의 고속도화 단계별 추진과 철도시설과 장비의 현대화를 세부목표로 하고 있는 철도운수부문에서는 이외에도 《자력》호 무역짐배(컨테이너선)의 건조, 항시설의 현대화 내용 등을 세부전략으로 제시한다.

다만 평양정상회담에서의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비핵화 조치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합의내용에서 민족경제 균형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의 전제가 ‘조건이 마련되는데 따라…’ 라는 문구는 이와 같은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이를 염두에 두고 남북은 합의문에서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식히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단계적으로는 동창리 엔진시험장을 유관국 전문가들 참관 하에 영구적 폐쇄, 영변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는 물론, ‘완벽한 비핵화’를 명문화 한 것 또한 상당한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요컨대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되면, 이번 평양정상회담의 경제부문 합의 또한 현실화 되게 된다. 나아가서 향후 남북 공동의 경제발전전략 구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남북 지역 모두에 안정적인 기업환경이 조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남북공동의 경제발전전략의 수립으로 양측의 주권이 남북 기업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공정하게 경쟁하게 함으로써, 민족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남북 경제발전전략 구상의 첫 단추가 끼워진 평양정상회담의 성과가 서울정상회담에서의 구체화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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