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보위국 노동교양소에서 ‘공개총살’…부적절한 발언 때문?

출소 앞둔 20대 남성 “미국보다 보위국이 철천지 원수" 공공연히 비난 표출하다 결국 사형

지난 1일 북한군 보위국 산하 동부지구 노동교양소에서 20대 남성이 공개처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래픽=데일리NK

최근 북한군 보위국 산하 동부지구 노동교양소에서 출소를 며칠 앞둔 20대 남성이 공개처형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4일 “군 보위국 산하 동부지구 노동교양소에서 복역 중이던 25살 전(前) 7군단 본부 경무원(헌병) 신모 씨가 보위국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죄로 지난 1일 공개총살됐다”고 전했다.

북한군은 부대 내 일반 범법자들과 군기 문란을 일으킨 군관, 군인들을 인민무력성 산하의 노동연대나 노동단련대에 보내고, 중범죄자들은 별도로 군 보위국이 관리하는 동·서부 노동교양소로 보내 강제노역에 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노동교양소 수감자들이 가장 큰 불만을 품는 부분은 보위지도원과 계호원(간수)들의 가혹행위인데, 신 씨는 특히 자신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보위지도원과 계호원들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을 겉으로 표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 씨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시내 경무단속을 하던 중 중좌 계급의 군관이 술을 마시고 정당한 단속에 응하지 않고 심지어 술김에 자신을 구타하려 하자 사정없이 달려들어 폭행한 일로 노동교양소에 수감됐다.

당시 인민군 중좌는 기절할 정도로 맞은 후 군의소로 실려 갔고, 이에 7군단 보위부는 신 씨에게 상급을 심히 구타한 죄를 물어 노동교양소 처벌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렇게 노동교양소에 들어오게 된 신 씨는 종종 내부에서 진행되는 반미(反美)계급교양 시간을 마친 뒤 감방으로 돌아와서는 ’어릴 때부터 미국과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인민의 철천지 원쑤(원수)라고 교양하는데 나에게 철천지 원쑤는 보위국 놈들이다. 미국놈들은 나에게 한 번도 직접적인 피해를 준 적이 없지만, 보위국 놈들은 내 등을 채찍으로 때리고 구둣발로 머리를 사정없이 짓밟고 짐승 취급했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고 한다.

이 사실은 신 씨가 출소하기 전 군 보위국 종합부와 노동교양소가 그에 대한 사상 동향분석 쪽지를 주변 수감자들에게서 무기명으로 받아 서류를 심의하던 중에 알려지게 됐고, 결국 그는 5만 명이 넘는 동부지구 노동교양소 수감자들이 모인 가운데 죄를 선고받고 공개처형됐다는 전언이다.

이 사건을 알고 있는 또 다른 군 소식통은 “상부에 처리방향 문건이라도 올려서 그를 예심방에 처넣어 발언에 심각한 정치적 문제가 있다고 혼내고 말 줄 알았는데 사나흘 사이에 평양에서 보위국 소속 장령 등 3명이 내려와 곧바로 사형을 집행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 일로 모든 노동교양소 수감자들이 공포에 질리자 내부에서는 고난의 행군 시기에 자라 사상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군에 입대해 빈약한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젊은 혈기에 분해서 입에서 나가는 대로 말한 것을 교양하면 될 일이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보위국 본부에서는 “우리 공화국 체제에 대한 조그마한 불만이 나중에는 혁명의 수뇌부로 직접 향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냐”면서 “이를 당과 수령에 대한 절대적 숭배심을 조금이라도 좀먹는 행위로 결론짓고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했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모든 교양생들에게 똑바로 인식시켜 제2, 제3의 반복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