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음란물 보며 불륜행각 청진시 보위원, 발각되자 내연녀 남편 살해

내연녀의 집에서 한국에서 제작된 음란물을 틀어놓고 불륜 행각을 벌이다 남편에게 발각된 보안원(경찰)이 내연녀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22일 전했다.

6월 중순 발생한 이 사건의 피의자는 청진시 보안서 소속이다. 보안원과 내연녀의 불륜 행각 도중 갑자기 귀가한 남편에게 현장이 들켰고, 남편이 한국 음란물 시청을 문제 삼아 신고 협박을 하자 결국 살인에 이른 사건이라고 한다.

청진시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또 다른 보안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처음 예심과정에서 이 보안원은 ‘남편이 이성을 잃고 달려들어 우발적으로 살해했고, 내연녀도 남편을 제압하는 과정에 합세했다’고 진술을 했다”면서도 추후 파악된 내용은 이러한 진술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살인의 직접적인 배경은 불륜 현장을 보고 격분한 남편과의 충돌이 아닌 한국 음란물 처리를 두고 벌인 다툼이다.

살해된 남편은 원래 성격이 순한 사람으로 알려졌고, 부인이 보안원과 불륜 관계라는 것을 소문을 통해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내연남이 보안원이고 부인의 장사로 가정이 유지됐기 때문에 참고 생활하다가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는 음란물이 든 녹화기를 들고 보위부에 신고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고 한다.

녹화기를 들고 보위부로 가겠다고 나서자 보안원이 용서를 구하며 사정을 했고, 부인도 울면서 사과를 했지만 남편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고, 결국 마당에서 보안원이 남편을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두 사람은 이후 남편의 시체를 야산에 유기했고, 부인은 다음날 직장에서 퇴근한 남편이 귀가하지 않았다며 인민반장에게 알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며칠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자 인민반에는 바람이 난 보안원과 부인이 남편을 살해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남편 동생이 보안서에 신고하고 직장과 집 주변, 야산을 찾아다녔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보안서는 ‘증거가 없다’며 보안원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았고, 한 달여가 지나면서 인근 동(洞)까지 남편이 살해됐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해졌다.

해결 방법을 찾던 남편의 형제들은 결국 평양에서 1호 비행사(김정은 전용기 담당 비행사)로 복무하는 다른 형제에게 전화로 사건을 알렸고, 이 비행사가 당 조직에서 사건을 제기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비행사 입장에도 동생이 행불(행방불명)로 처리되면 성분에 문제가 생겨 더 이상 비행사로 일할 수 없게 된다”면서 “당 조직도 1호 비행사의 일이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바로 사건 처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당국의 지시로 청진시 검찰소가 나서 문제의 보안원과 내연녀를 잡아들여 취조를 하자 처음에는 살인혐의를 부인하다가 결국 자백했다고 한다. 자백 과정에서도 우발적 살인에서 한국 영상물 신고를 막기 위한 계획적인 살인으로 진술이 바뀌었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으로 청진시의 보안 관계자들의 한국이나 외국 음란물 추적에 한층 더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