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소 대란’ 적극 대처 지시…부랴부랴 무역활동 허가·확대

소식통 “이번주부터 무역 기관·개인 비료 수입 허가할 듯”…외교 채널까지 적극 동원

보통강유기질복합비료공장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중국발 요소 수급 대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요소 확보를 위해 무역기관에 비료 확보 지시를 하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중국 측에 요소 반출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15일 평양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일 대외경제성은 각 무역기관에 ‘요소 또는 질소 비료, 비료와 관련된 원자재를 수입할 수 있는 기관은 무역 계획서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하달됐다.

중앙당과 대외경제성은 이 계획서를 바탕으로 수입 계획량, 기존 실적, 중국 측 대방(무역업자) 신뢰도 등을 평가해 무역 활동 허가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당과 대외경제성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기관과 개인업자들은 올 연말까지 무역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당국은 이번 주 안에 요소 관련 수입 활동에 참여할 기관과 개인에 대한 선발 작업을 완료하고, 이들이 곧바로 활동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중국발 요소 대란으로 인해 비료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부랴부랴 비료 수입이 가능한 기관과 개인의 무역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무역기관과 개인에게 와크(무역 허가권)을 발급하면서도 국가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수입하는 기관에 한해서만 제한된 무역 활동을 허가해왔다.

중국은 지난달 15일 요소에 대한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해 사실상 요소 수출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요소, 질소, 암모니아 등 비료 및 원자재 상당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등 북한의 대표적인 비료 생산공장들이 최근 암모니아 등 비료 원자재 수입 감소로 생산량이 급감했으며, 이른 시일 내에 비료와 관련한 수입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당장 비료 생산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중국發 요소 대란, 북한에도 영향… “비료 생산공장도 가동 중단”)

더욱이 요소 비료 자체도 수입이 제한되면서 내년 작황에도 영향을 미쳐 식량난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요소 및 비료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 채널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최근 주중 북한 대사관을 통해 ‘우리 측 무역 기관과 기업소들의 요소 수입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협조를 바란다’고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

또한 중국에 주재하는 각 지역 북한 공관에 중국의 비료 수출업자들이 북한으로 반출하는 요소 및 기타 비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라는 지시도 하달했다고 한다.

다만 올해 북한 당국이 목표로 제시한 비료 확보량이 지난해보다 1.5배 많은 수준이어서 계획대로 비료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고위 소식통은 “지금부터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내년 농사를 위한 비료를 계획대로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에도 비료 부족 문제가 심각했는데, 잘해야 올해 수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