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8차 당대회서 제재 무력화 ‘정면돌파전 2.0’ 제시할듯”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2021년 정세 전망…"내년 선남후미로 정책 전환할 가능성 있어"

평안북도 신의주시 풍경. ‘자력갱생의 번영의 보검으로’라는 선전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이 내년에도 대북제재를 견뎌낼 수 있는 체제 내구력을 키우기 위해 자립경제의 토대를 다지는 데 총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재 무력화에 초점을 맞춘 ‘정면돌파전 2.0’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10일 공개한 ‘한반도 정세: 2020년 평가 및 2021년 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에는 제재의 효과가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내부적 힘과 발전동력을 더욱 강화하는 새로운 버전의 정면돌파전 2.0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말 개최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천명해 자력갱생을 통한 정세 주도 의지를 피력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극심한 수해 피해로 정면돌파전은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라는 게 연구소 측의 분석이다.

올해는 정면돌파전 수행보다 코로나19 방역과 재해복구에 더 집중하면서 북한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됐으며, 실제 지난 5월 준공한 순천인비료공장에 대해 제재를 정면돌파한 첫 성과라고 강조한 이후 후속 성과를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정면돌파전의 목표 관철은 실패로 귀결됐다”며 “조정·수정된 새로운 경제개발 계획 수립이 불가피하므로 북한은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정·보완된 정면돌파전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경과 공중, 해상 봉쇄가 지속되는 현재의 위기를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과학기술로 자립경제의 토대를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북한이 향후 경제정책에 대한 당적 지도 강화와 함께 ▲원료·연료·설비 국산화 ▲전력·금속·기계·화학·농업발전 집중 ▲절약 및 재자원화 사업 ▲내수시장 활성화 등에 매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연구소는 “수정·강화된 정면돌파전을 제시하는 강경한 북한의 정책은 애초 제시했던 비핵화 협상안을 고수하며 남한과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대외 메시지는 강경하더라도 조건적이고 점진적인 협상의 가능성은 열어두려는 유화적 태도 역시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연구소는 현재 북한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주민 생활 향상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남북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자립경제기반 조성에 가장 큰 관심이 있고 이는 결국 과학기술에 의거해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북한과의 경제협력 시 과학기술적 요소가 반드시 반영된 사업방안을 제시해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연구소는 내년도 남북관계 전망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의 진용이 준비되는 2020년 말과 2021년 초에 문재인 정부가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미 행정부의 대북 접근을 조율한다면 북한이 선남후미(先南後美)로의 정책 전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와 같은 극적인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우호적인 대내외 여건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서 북한이 남북관계에 일정부분 호응해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이라는 징검다리로 대미접근을 하려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연구소는 “결국 내년 1~2월, 늦어도 상반기가 향후 남북·북미관계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이 만나 대북정책을 조율하고 공조 방안을 확정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