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北 70년 돌아보고 대북정책 미래를 묻다 ‘돌아섬, 돌아봄’

‘하노이 노딜’ 전후로 북한의 어제와 오늘 분석…한반도 평화 위한 실용적 해법 제시

‘돌아섬, 돌아봄: 북한 70년, 회고와 전망’ 책 표지. /사진=한울아카데미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민족’과 ‘통일’을 지우고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배경을 짚고, 앞으로의 대북정책 방향을 모색한 책이 나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와 안희창 북한학 박사가 함께 쓴 『돌아섬, 돌아봄: 북한 70년, 회고와 전망』(한울아카데미)이다.

두 저자는 신문기자로 외교·안보 분야를 취재한 뒤 북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연구자들이다. 현장 취재와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70여 년의 남북·북미 관계와 북한 내부 변화를 한 권에 압축했다.

책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부터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까지를 북한의 ‘어제’로, 그 이후부터 2026년까지를 ‘오늘’로 구분한다. 시대 구분의 기준을 남북 간 합의나 정상회담이 아닌 ‘하노이 노딜’에 둔 것은 이를 계기로 김정은 정권의 대내외 정책이 이전과 뚜렷하게 달라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술은 ‘유일·세습 체제’, ‘통제와 감시의 사회’, ‘어설픈 경제 개혁, 경제 개방’, ‘한류를 박멸하라’, ‘대한민국 자체가 싫다’ 등 20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방대한 사건과 자료를 주제별로 재배열해 북한 문제를 처음 접하는 독자도 전체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저자들은 김정은이 한류를 비롯한 외부 사조의 유입을 체제 유지의 위협으로 인식하는 만큼, 한국을 주적이자 교전국으로 규정한 현재의 노선을 되돌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본다. 동시에 강경정책과 포용정책 모두 북한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한다. 다만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는 향후 남북관계가 정상화될 때 다시 관계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만큼 한국이 스스로 그 가치를 낮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책이 제안하는 대북정책의 핵심은 북한을 향한 대화의 문은 열어두되, 북한의 언동에 일일이 반응하거나 지나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북미관계 개선을 먼저 추진하고 이후 남북관계 개선이 뒤따르도록 순서를 조정하는 방안과 남북기본합의서를 남북관계의 기본 틀로 유지하는 방안도 제시한다.

저자들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에서 대통령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본다. 정권에 따라 대북정책이 크게 흔들렸던 만큼 초당적 합의를 이끌 정치적 리더십과 국익을 앞세운 실용적 리더십, 사회통합을 위한 포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한민국을 경제·정치·문화적으로 더 매력적인 국가로 만드는 장기 전략이 한반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에는 두 저자가 현장에서 경험한 취재 일화도 담겼다. 1990년 남북 고위급회담 수행 취재 당시의 평양 방문, 1984년 북한의 대남 수해물자 제공을 둘러싼 뒷이야기 등이 분석 사이에 배치돼 읽는 재미를 더한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언론인 출신 연구자가 함께 북한의 과거를 돌아보고 대북정책의 미래를 제안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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