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급작스럽게 개학 연기…코로나19 등 전염병 상황 고려한 듯

예비등교 당일 오후 갑자기 10일 정도 개학 연기 지시 내려와…주민들 불안감 내비치기도

북한 학생들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서광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개학을 전격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상황과 학생들의 건강문제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개학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전날(8월 31일) 오후 3시경 내각 교육성에서 전국의 도(道) 교육부들에 개학을 10일 정도 연기한다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며 “학생들은 오후 5~8시 사이에 연락망을 통해 개학 연기를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당초 1일 개학 방침을 세우고 전날인 8월 31일 예정대로 예비등교를 진행했다. 앞서 먼저 개학한 평양 중앙대학들을 제외하고 전국의 소학교(초등학교)와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지방 대학에서 예비등교가 진행됐는데 당시 발열을 이유로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이 여럿 발생해 당일 오후 긴급하게 개학을 연기한다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전국 예비등교 당시 학교에 나온 학생 중 37.4℃ 이상 발열 증세를 보인 이는 없었으나, 자진해서 등교 안 한 학생들이 여러 명 있어 일단 전국 지방 대학과 학교, 유치원을 열흘 정도 연기하면서 교원들이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재확인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국경연선의 악성비루스(바이러스) 감염이 우려되는 상태에서 도 방역위원회가 내려보낸 요강대로 학교 실내외 방역 조치를 잘하지 못한 학교들이 많았다”면서 북한 당국의 위생방역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학교들이 발생한 점 역시 개학을 연기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 도마다 10여 개의 학교가 위생방역 검열에서 불합격됐고, 평양시마저도 구역 전반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은 학교들이 나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들 학교는 3~5일 사흘간 학생들을 동원해 추가로 청소, 소독 등의 작업을 할 예정이며, 이후 6일 도 방역위원회의 재검열을 거쳐 도 교육부에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아야만 정상 개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합격 통보를 받은 소학교와 초·고급중학교의 학생들은 개학 전까지 가정에서 예습하고, 담임 교원은 개별적으로 학생 가정을 방문해 직접 발열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전국 지방 대학의 학생들은 현재 외출이 금지된 상태로, 개학 전까지 가정에서 담임 교원이나 생활지도교원들의 지시대로 예습하거나 개인위생 및 건강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추후 개학은 북한 국가 공휴일인 정권수립일(9·9절) 다음날인 이달 10일에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9·9절 다음날 진행하는 선서를 계기로 해서 개학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현재로서는 10일 개학하면서 첫 시간에 선서한다고 돼 있다”고 했다.

북한에서는 양력설(1월 1일), 1월 8일(김정은 생일), 2월 16일(김정일 생일), 4월 15일(김일성 생일), 9월 9월(정권수립일), 10월 10일(노동당 창건일) 등 국가기념일이나 명절 다음날에 소년단 이상 조직별로 무조건 선서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번 개학 연기 지시에 주민들은 “악성비루스가 끝내 들어왔나 보다” “여기저기서 나던 고열을 독감이라고 했는데 사실은 그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등 투명하지 않은 내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 상황에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