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경경비대 감시 구역 수시로 바뀐다… “밀수·코로나 차단 목적”

양강도 김정숙군 북중 국경지역에서 철책 뒤 왼쪽의 무장한 북한 군인은 유선전화로 통화 중이고 오른쪽 북한 군인은 망원경으로 국경 지역을 감시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국경경비대가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순찰과 근무 배치방식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기존에는 보통 한 구역을 맡은 부대가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대부분 바뀌지 않고 지속해서 순찰하고 감시해왔었다”면서 “그런데 최근 부대의 순찰지역이 계속 수시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대대급 이상 부대가 주둔지를 바꾸기에는 다소 물리적 어려움이 있어 중대나 소대 단위 부대의 담당 순찰 지역 및 근무방식이 바뀌었을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예를 들어 1 순찰조가 오늘은 1구역에 갔다가 내일은 2구역으로 가고 다음날은 또 다른 곳으로 간다”며 “이제는 늘 새로운 사람이 경비를 서고 있어 밀수를 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경경비대는 국경 지역에 주둔하면서 밀수 및 도강(渡江) 등 당국이 정한 비법 행위를 눈감아주는 방식으로 뒷돈을 챙겨왔다. 이로 인해 군민(軍民)이 강하게 유착돼는 현상이 발생해 왔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국경경비대 주둔지를 바꾸는 특단의 대책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北, 밀수·정보 차단에 사활?… “국경경비대 주둔지 교체 검토” 지시)

이번 조치는 주둔지를 변경하는 조치보다는 경비대원이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게 해 군인과 주민사이의 유착관계를 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에 적용된 새로운 근무 방식은 북한 당국의 의도에 맞게 밀수를 억제하는 데 다소 효과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국경경비대 근무방식이 바뀌면서 매일 순찰자가 다르다 보니 밀거래를 했던 군인을 다시 마주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면서 “이 때문에 밀수하기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기존에 뒤를 봐주던 군인들 다른 곳에 배치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쌓아야 하는데 이들마저 며칠이면 다른 곳으로 가버려 관계를 맺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다만, 소식통은 다른 지역에서 이런 방식이 시행 중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본적으로 북한 당국의 밀수 강력 차단 움직임에는 외부 정보의 유출입 등 비사회주의적 문화를 근절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겠다는 목적이 더 뚜렷하다.

소식통은 “최근 근무 방식을 바꾼 것은 중국인에게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가 옮겨 붙어 안(북한)으로 들어올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며 “밀수를 막기 위한 여러가지 조치들과 함께 들키면 처벌도 이전에 비해 엄하다”고 전했다.

실제, 북한은 공해상 이뤄지는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어선들의 조업을 통제하는가 하면 밀수를 하다 들킨 사람에게 중형을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