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동군사훈련, 중국 눈치 볼 것 없다

한국과 미국이 이달 서해상에서 실시하기로 계획했던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과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서해 합동군사훈련의 내용을 조정하여 동해상에서의 훈련으로 분산 조정하고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항모 조지워싱턴 호의 훈련 참가도 보류하는 방향으로 그 내용을 변경했으나 중국은 동해에서의 군사훈련에까지도 단호한 반대 입장을 표방하며 날카로운 대응각을 세우고 있다.


결국 중국의 반응은 서해상에서의 양국 합동군사훈련이 중국의 안전에 심각한 우려가 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북한을 옹호하고 북한의 안정을 해치지 않으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7월 9일 유엔안보리에서 의장성명을 채택하면서 천안함 폭침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 이전까지는 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것인가, 의장성명에 그칠 것인가를 두고 쟁점이 진행되다가 의장성명으로 가닥이 잡힌 후 현안은 성명에 담을 문구를 두고 미-중 간에 벌어지는 치열한 밀고 당기기로 옮아갔었다. 그러던 것이 의장성명으로 최종 정리되고 성명이 발표된 후에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쟁점을 둘러싼 북-중과 한-미간의 기싸움으로 변질된 것이다.


의장성명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기실은 북한의 안정을 바라는 중국의 이해관계를 충실히 반영한 문건이었다. 의장성명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외부의 공격이라는 점은 확인했으나 공격 주체가 북한이라는 점을 명시하지는 못했다.


또한 이 성명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북한의 반응 및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 유의한다고 공표함으로써 중국의 입김에 휘둘린 흔적을 짙게 남기고 있다.


중국의 외교적 승리를 일단 인정은 하지만 결국은 실망스럽다. 중국에 일정부분 책임을 전가(buck-passing)할 수 있었던 북한의 지전략적(geo-strategic) 위상도 가증스럽다.


중국의 경우 유엔안보리 의사결정 구조상의 이점을 이용하여 북한을 두둔하는 자국의 입장을 관철시켰다. 북한의 경우 이웃한 강대국인 중국이 자신에 대해 지니는 이해관계와 관심으로 인해 꾸준히 비호받고 있다.


이 같은 후원-수혜(patron-client)관계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역내 국가들, 특히 한국은 언제까지 북한과 중국의 검은 커넥션에 당하고 있어야 하는가?


천안함 사건의 윤곽이 드러난 이후부터 한국과 미국은 매번 중국의 눈치를 살펴왔다.


예컨대 한미 양국은 당초 지난 6월말 서해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었는데 유엔안보리에서의 중국의 협력 가능성을 고려하여 이 훈련을 7월로 연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서방언론에 따르면 중국이 압력을 행사하여 이 훈련의 시기와 규모를 축소토록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미국 행정부가 유엔 안보리의 천안함 조치 이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던 해외자산 동결, 금융제재 강화 등 독자적인 추가 대북제재 조치마저 유보할 방침을 시사했다고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미국의 방침을 동북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전략적 고려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좀 더 솔직히 풀이하자면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지니고 있는 중국의 이해관계를 존중하겠다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유엔안보리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끌어내지 못할 거라면 한국과 미국은 합동군사훈련을 안보리 이후로 연기할 이유가 없었다. 또한 북-중 공조의 흑막이 짙게 드리우는 현 시점에서 중국을 자극할 우려 때문에 한미 양국이 기존 훈련계획을 재차 변경하며 자존심을 구길 이유도 없다.


중국의 반발과 비협조적인 행태를 두려워하여 북한의 패륜적인 도발에 눈을 감는다면 향후 발생할 유사한 사건에 대해서도 한국과 미국은 동일한 비굴함을 반복할 것인가?


예컨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도발할 경우 한국과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형식에 얽매어 다시 유엔안보리 문을 두드릴 것인가? 중국의 반발은 또 어떻게 처리하려는가?


이참에 한국과 미국은 ‘중국은 북한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임이 밝혀진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이번에는 중국이 북한을 감쌀 명분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중국의 ‘내리사랑’에는 변함이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간단하다. 중국의 반발을 두려워하지 말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한 응징을 가하는 것이다.


중국의 반발을 왜 두려워하는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앵무새처럼 되뇌는 중국이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가? 한국과 미국은 당초 계획대로 서해군사훈련을 조속히 실시하고 조지 워싱턴호도 훈련에 참가시켜야 한다.

이 같은 단호한 조치만이 북한에게 현실적인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고 중국에 대한 북한의 환상도 깰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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