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軍) 당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에도 봄 신병모집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복병’에도 군 행정 시스템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과시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강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1월 중순부터 담당 병원에 군 초모(招募, 입영을 뜻함)생들로 차 넘쳤다”면서 “지난 3일부터 10일 동안 오전만 외래 환자를 보고 오후에는 초모생들의 신체검사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현재 전 지역에 특정 인원을 제외한 유동(流動)은 전면적으로 차단한 상태다. 그러나 초모 인원들의 이동은 ‘도내를 벗어나지는 말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면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코로나 확산 여파를 의식해서인지 대열보충국(부사관 이하 군 인사를 담당하는 조직)에서 각 도 및 직할시 군사동원부(우리의 병무청)에 예년과 다른 ‘새로운 방식’을 하달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우선 신체검사에서 지난해 비해 더욱 강화된 기준을 내걸었다. 폐에 대한 의학적 검사를 세심히 진행했고, 사소한 문제가 있는 경우 가차 없이 누락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입대생의 1차 현지 부대 호송 개시일을 4월 초에서 3월 17일로 앞당겼다. 이는 “전염병에 안 걸린 건장한 신병들을 사회와 떨어뜨려 놓으면서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조치다.
특히 군사동원부 지도원들이 호송하던 예전과는 달리 군종, 병종, 사령부, 훈련소별 대열 참모가 직접 파견돼 호송을 책임지도록 했다.
이밖에 군사동원부 내에서 생활하는 초모 대상자들의 외출도 전면 금지할 방침이다. 군사동원부 정문을 폐쇄하고 야간 경비분대 순찰병까지 동원하는 등 가족이나 외부인들과의 접촉을 철저히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매해 이맘때면 군사동원부 주변에 늘어섰던 음식 장사, 입대기념품 장사군(장사꾼)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다만 철도역에서는 만대 열차(초모생 전용 열차) 편성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초모생 호송도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초모 진행 순서=통상 1월 중순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에서 입대 추천 서류를 시, 군 군사동원부들에 제출한다. 이후 2월 초 시(市), 군(郡)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진행, 2월 중순 결과를 개별통보한다. 2월 19일부터 3월 1일까지 군사동원부의 지시하에 도(道) 인민병원에서 전면적인 신체검사 및 개인별 면담을 진행한다.
그 후 3월 5일까지 합격자가 결정되며 이에 따른 입대 용품(육, 해, 공군 및 군종, 병종별 피복과 소모품)이 개별공급된다. 한편 입대할 부대별 ‘조’가 편성되고, 해당자들은 출발 전까지 도 군사동원부 안에서 집체생활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