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단체 北인권법 통과 촉구 ‘삭발식’ 무산돼

북한인권법 통과를 촉구하는 탈북자 단체장들의 삭발식이 결국 무산됐다.


북한민주화위원회를 비롯한 27개 탈북자단체는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 통과를 촉구하는 ‘탈북단체장 삭발식 및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국회 사무처 직원들의 제지로 무산됐다.


국회 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삭발식을 진행하는 것은 시위로 간주될 수 있다. 이는 국회 100m 안에서는 시위를 할 수 없다는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제지 이유를 밝혔다.


삭발식에 참여하기로 했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피동적인 한나라당 의원들을 각성시키기 위해 삭발식이라는 극단의 조치를 선택한 것”이라며 “머리카락 한줌이라도 바쳐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된다면 무엇이든 못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기자회견도 하고 집회도 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며 “만일 이후에도 법안이 통과가 되지 않으면 단계를 높여 재보궐선거 지역구에 가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북한인권법에 대한 의견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 북한 김정일 독재자와 야합해 2000년 6·15공동선언을 주도했던 매국역적”이라며 “박지원은 국회 법사위에 틀고 앉은 우윤근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친북·좌파 세력과 연합해 북한인권법 통과를 결사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인권법은 정치의 이용물이 아니다”며 “우리 탈북 단체들은 2천4백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실현을 위한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해 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은 한나라당 박진, 조전혁, 홍일표, 황우여 의원,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등도 ‘탈북자 분들을 뵐 면목이 없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반드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하면서도, 북한인권법을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 등에 책임을 돌렸다.


지난해 외통위에서 북한인권법안이 통과됐을 당시 위원장을 맡았던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1년이 지났는데도 본회의에 통과가 못된 것에 송구스럽고 안타깝다. 인권을 주장하는 정당이 북한인권에 눈을 감고 등을 돌리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은 “북한인권법을 싫어하는 것은 북한 주민이 아니라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 정권”이라며 “북한의 주인은 2천만 북한 주민이다. 북한 주민이 원하는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도 “북한인권법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것이 부끄럽다”며 “통과가 될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고,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북한은 대한민국의 영토다.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눈감고 있는 국회의원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4·27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경기도 분당, 경남 김해, 전남 순천을 돌며 후보들에게 북한인권법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물어 지역민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차례로 찾아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조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북한인권법은 당론으로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김 원내대표도 “야당이 반대해 어려움은 있지만 노력하겠다”고는 했지만 “만장일치 처리돼야 할 사안”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고 한다. 


야당이 여전히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인권법의 4월 임시국회 내 처리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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