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단체인 뉴코리아여성연합(대표 이소연)은 세계여성의날(3·8)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북한에는 인권이라는 말이 없다. 여성은 남성과 똑같은 노동력 착취의 수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철도 방송원 생활을 하다 지난 1999년 탈북했다는 정현정 씨는 이날 “‘평양시에는 아가씨들이 씨가 말랐다’는 애기가 나돈다”면서 “이는 북한이 여성 노동자들을 중국 식당 등지로 대거 파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이어 “현재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등 중국 동북 3성 지역 내 서비스 업종에 파견된 북한 여성만 4만 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북한 여성들은 잠을 잘 때도 3명을 한 방에 같이 재우고 서로 감시를 하기 때문에 외출은 상상도 못하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북한군 간호사로 6년간 근무하다 지난 2014년 11월 탈북했다는 최수향 씨는 북한군 내 여성 군인들의 복무 실태와 상급자에 의한 성폭력 사례에 대해 폭로하기도 했다.
최 씨는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군 전체 병력 120만 명 가운데 여군의 비율이 30∼40%까지 늘었다”면서 “1년에 군복을 한 벌밖에 주지 않기 때문에 빨래라도 한 번 하면 제대로 된 옷도 입지 못하고 추위에 떨곤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여성 분대장을 상급자가 늦은 밤에 사업보고를 명분으로 부르곤 했다”면서 “(성폭행으로) 분대장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고, 이 때문에 (군인으로서는 엄청난 불명예인) 생활제대를 당한 뒤 충격을 받아 자살했다”고 털어놨다.
이소연 대표는 “(이처럼) 북한 독재정권은 북한 주민을 위한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인권을 짓밟고 여성들을 유린하고 자기들 체제에 맞게 사육하는 비정상적 정권”이라고 지적했다.
항편 뉴코리아여성연합은 북한에서 간호사, 열차 방송원, 협동농장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탈북여성들이, 비참한 북한의 여성 인권 실태를 알리기 위해서 구성한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