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9일 “북한이 한국 민항기를 공격할 수 있다고 협박한 점은 북한 체제가 더할 수 없이 비겁하고 비열한 집단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북한이 한미합동 군사훈련에 불만이 있다면 한국 국적기 뿐 아니라 미국 국적기도 공격할 수 있다고 협박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못하면서 오직 한국 항공기에 대해서만 협박을 하고 있다”며 “강대국에는 약하고 현금과 식량 등을 지원해 온 한국에 대해서만 큰소리를 치는 그야말로 은혜를 모르는 비열한 집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재는 또한 “군사 훈련 기간 중에 (남북간) 군사 통신을 일제 차단하겠다는 것은 전쟁협박을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이러한 북한에 대해 분명한 생각과 행동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항로를 돌아가기 때문에 연료가 더 들고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이것을 모두 참아야 한다”며 “정부 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보다 건전한 남북관계를 위해 불편을 참고 견디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말했다.
이 총재는 특히 “군사 통신 전면 차단은 우리 국민에게 피부로 전쟁의 위협을 느끼게 하는 저의가 있다”며 “이런 점에서 국민 스스로가 확실하게 깨닫고 모두 참고 견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KAL기 폭파 사건에 대한 북한의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 없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데 대해 유감 표명을 한 바 있다”며 “만에 하나 북한이 항공 민항기나, 선박, 기타 시설물에 대해 위해를 가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던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