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대규모 자동차 전시·판매…뒤에선 구매 자금 출처 파악

전시장 주변 경비 증강하고 자금 출처 파악 준비에 안전기관 동원…국가의 외화 흡수 의도로 해석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월 3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개업을 앞둔 화성지구 4단계 구역의 여러 봉사시설을 둘러보시면서 운영준비 정형을 료해(파악)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평양에서의 대규모 자동차 전시 및 판매를 추진하면서 사회안전성에 구매자들의 자금 출처 파악에 관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내각 대외경제성과 국가정보국 산하 무역회사 2곳의 주도로 진행되는 대규모 자동차 전시, 판매와 관련해 사회안전성에 협력 및 후속 조직 사업을 철저히 진행하라는 지시문이 이달 중순에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자동차 전시는 19일부터 28일까지 평양 화성구역 자동차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전시장에는 중국 지커(Zeekr)의 신형 수입차와 각종 고급 중고차가 전시되는데, 당국은 전시 행사를 통해 미리 사전 예약을 받고 7월부터 판매를 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국 산하 무역회사들은 이미 국경을 통해 들여온 중국의 최신형 전기차인 ‘지커 7X’를 비롯한 다양한 신차와 고급 중고차들을 화성구역 자동차 전시장에 집결시켰고, 현재 차량 성능을 시연하면서 구매를 유도하며 사전 예약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번 전시는 단순 전시가 아니라 자동차 대량 판매를 위한 사전 홍보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여기에는 평양 내 고위 간부와 돈주들의 자금을 흡수하고, 비공식적으로 이뤄져 온 자동차 유통 시장을 국가 통제망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전시를 계기로 7월부터 본격화될 차량 판매에 대비해 사회안전성에 협력 및 후속 조직사업을 진행하라는 지시문이 하달됐고, 화성구역 안전부는 전시장 주변 경비 인력 증강을 비롯해 향후 차량 구매자들의 신원과 자금 출처를 은밀히 파악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내 돈주들은 대규모 자동차 전시와 사전 예약이 진행되자 엄청난 외화가 움직일 새로운 이권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크게 들썩이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런 분위기를 예상하고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려 사회안전성에 사전 준비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공식 거래나 불법 유통을 통해 외화를 축적한 돈주들은 차량 구매 과정에서 자금 출처에 관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을 경계하며 최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제와 경비 업무를 떠맡게 된 화성구역 안전부 안전원들 사이에서는 불만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기관이 주도하는 거창한 돈벌이에 안전원들이 전시장 문지기 노릇을 하게 됐다”는 불멘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일부 안전원들은 전시회 통제 과정이나 구매자들에게서 떨어질 뒷돈을 은근히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한편, 7월부터 화성구역을 중심으로 평양 시내 주요 거점에 차량 부품 조달과 수리를 위한 봉사소(서비스센터)들이 연이어 생겨나 자동차 관련 시장이 급격히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일반 주민들에게 수만 달러짜리 자동차 전시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으로 비치고 있다”며 “차량 전시와 판매가 특권층, 부유층만을 위한 행사로 받아들여지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 심리적 괴리감만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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