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접경지역에 들어와 있던 폭풍군단 병력 대다수가 최근 함경북도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양강도 내 폭풍군단 병력은 대홍단군에만 일부 남아있고, 대신 7군단 병력이 새롭게 투입된 상태라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양강도에 들어왔던 폭풍군단의 80%가 지난 10일 함경북도 국경으로 올라갔다”면서 “20%는 대홍단에 있고 빠져나간 폭풍군단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11일부터 혜산에는 7군단이 들어와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양강도에 들어와 있는 7군단 인원은 약 4500명으로, 기존에 폭풍군단 인원이 3000여 명 투입된 것과 비교하면 약 1.5배 늘었다. 북한 당국은 임시로라도 고향집 근처에서 근무를 서면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양강도 국경 지역 출신을 제외한 7군단 소속 군인들을 현지에 파견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이렇듯 내륙 주둔 부대를 국경 지역에 투입한 배경은 혁명화 처벌과 조기제대·감정제대·생활제대 등 각종 제대조치로 국경경비대 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철저한 방역을 강조하면서 북중 접경지역에서 벌어지는 밀수와 탈북 등 불법 행위를 차단할 필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국경을 보위해야 할 경비대 인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 국가보위상은 국경 지역의 초소와 인원을 증강하지 않으면 물샐틈없는 국경 방어가 곤란하다는 판단하에 직접 무력 최고사령관인 김 위원장에게 병력 보충을 요청하는 제의서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위원장은 보위상의 제의서에 비준하면서 ‘국경에 인민군 병력을 보내 전염병(코로나19)이 잠잠해질 때까지 개미 한 마리 얼씬거리지 못하게 방어체계를 갖추고 유지하라’는 과업을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최고사령관 동지의 비준 과업이 떨어진 뒤 돈맛이나 날라리풍에 물들지 않은 정예의 일당백 싸움 부대로 신임이 높은 폭풍군단이 먼저 양강도에 투입된 것”이라며 “폭풍군단은 많은 잠복호와 은밀한 감시초소들을 양강도 국경연선 지역들에 증설한 뒤 안전성과 은밀성까지 확인해 7군단 군인들이 경각성 있게 근무설 수 있게 해두고 함북도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현재 국경 지역에 투입된 군 병력은 주간에 2~3명씩 묶인 조별로 담당 구간을 순찰하고, 야간에는 3발 공탄과 30발 실탄을 장전하고 강변을 따라 설치된 잠복호에서 근무서면서 경계경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국경과 밀접한 지역에 임시 가설 병영을 짓고 생활하고 있는데, 김 위원장의 비준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라 인민무력성 후방국이 필요한 모든 물자를 최우선으로 풀어주고 있어 취식 상태도 좋은 편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내륙 부대의 국경 파견 기간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으나, 군부 내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국경 우선 봉쇄 방침이 해제될 때까지라 올해 말도 더 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북중 접경지역의 주민들은 북한 당국의 국경 병력 증강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주민들은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감시와 단속이 한층 강화돼 생계형 밀수도 불가능해졌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연선지역 사람들은 국가공급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살 수 있는 방도는 오직 밀수밖에 없는데 개미 한 마리도 강에 얼씬 못하게 하니 어떻게 먹고 살라는 것이냐며 죽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열릴 가망이 없다면 아마 다 굶어 죽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양강도와 함경북도 외 다른 도(道)의 국경 지역에도 현재 내륙의 군 병력이 투입된 상태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는 “자강도에도 2500명의 폭풍군단 인원이 파견됐고, 평안북도에는 3군단 인원 3500명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