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메르스 때도 없었다… “北, 돌연 한달 ‘재방학’ 실시 결정”

김일성종합대학
김일성종합대학. /사진=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20일부터 전국의 학교를 대상으로 방학을 실시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한 북한이 더욱 강력한 조치에 나선 셈이다.

21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전국의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초등학교),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지방대학교들에 20일부터 한 달간 방학을 실시한다고 선포했다. 바이러스 차단이 ‘교육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중앙대학에는 좀 특이한 지시가 하달됐다. “자가(自家)생들은 집에서 쉬고, 다른 지방 학생들은 고향으로 가지 말고 기숙사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명령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일명 ‘평양에서 나가서는 안 된다’는 조치다.

일반적으로 각 지방대학은 다른 지역에서 오는 학생이 드물지만 평양에 있는 중앙대학은 상황이 좀 다르다. 지방에 인재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기숙사에서 격리’ 대상자로 분류됐다고 할 수 있다.

소식통은 “그 숱한 애들이 지방에 갔다가 방학 후 평양으로 다시 돌어와야 하는데 그들 중 한 명이라도 감염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즉, 바이러스에 대한 ‘혁명의 수도’ 평양 수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다소 요란스러운 조치로 인해 주민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스(2003년)나 메르스(2015년) 등 다른 전염병이 돌 때에도 이런 조치는 없었다”면서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져서 다들 놀라는 눈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진짜 심각한 병이 이미 돌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과 인접한 북한은 현재 면밀한 방역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공식적으로는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당국의 조치를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주민들도 있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은 ‘집체 모임 장소에서 비루스(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방학을 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한 달 재방학 지시는 조국의 미래인 학생들의 건강을 제일 먼저 걱정한 당(黨)의 조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 방학=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소학교와 초·고급중학교는 대체적으로 12월 중순에 시작, 2월 1일(소학교는 2월 18일)에 개학한다. 대학은 12월 말에 방학이 시작되지만 일반 대학교는 1월 20일경, 김정은국방종합대학(1년 겨울방학 1회) 등 이른바 특수 대학교는 1월 중순 개강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