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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아동·청소년을 위한 한겨레 계절학교가 지난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덕송리 세계사이버대학에서 시작됐다.
오는 18일까지 15박 16일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학교에서는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현직교사, 대학교수 등이 강사로 참가해 탈북 학생들에게 학습 및 생활지도를 할 예정이다. 2001년부터 시작된 이 학교는 매년 방학 때마다 두 차례씩 열려 벌써 17번째를 맞았다.
이번 학교에는 만 8세~13세의 탈북 아동 5명과 만 14~20세 사이의 탈북 청소년 25명 등 총 30명의 탈북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들 대부분은 탈북자 정착 교육 기관인 하나원에서 나온 지 1주~1개월밖에 안 된 학생들로 이번 학교를 통해 다시 배움의 길에 들어서기 위한 준비의 시간을 갖게 된다.
행사를 주최한 북한인권시민연합 김미리 간사는 “이 학교가 탈북 청소년들이 남한에 적응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탈북 학생들을 남한사회로 이끄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학교의 목표는 탈북 학생들의 ‘기초학습능력향상’으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어, 수학 등 기초 과목을 공부하고,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갖는다.
다소 빼곡한 일정이지만 탈북 학생들의 열정은 남다르다. 이번 학교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최건희(대학생.21) 씨는 “탈북 학생들의 의욕이 높아서 다음날 발표할 파워포인트 자료를 밤을 새워 만들 정도”라고 말했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것은 ‘민주시민교육’이다. 다른 대안학교에는 없는 프로그램이라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 교육에서는 ‘대화하기’ ‘남을 인정하기’ 등 남한 사회 정착에 필요한 기본적 사회화 교육이 이루어진다.
김 간사는 “아이들은 북한에 있을 때 정치적인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침묵에 익숙해져 있고 표현을 한다해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만 습관화되어 있다”며 “북한 학생들에게는 논술과 토론 능력이 부족해 이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