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드라이브…새해 맞아 연구소 신설

2017년 ICBM 화성-15호 실험발사 후 기초연구 돌입...소식통 “막대한 자금 투입될 듯”

극초음속미사일_미국
미국 해군과 육군이 공동 개발중인 공통 극 초음속 활강체(C-HGB) 발사 실험. / 사진=미국 국방부 홈페이지

북한 당국이 최첨단 무기개발의 일환으로 신축년(辛丑年) 새해 벽두부터 국방과학원 산하에 ‘극초음속 로케트(미사일) 연구소’를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시속 6120㎞·음속의 5배) 이상 속도의 무기를 가르킨다. 이론상으로 지구상 어느 곳이든 3시간 이내 타격할 수 있는 차세대 무기다.

특히 재래식 탄도미사일과 달리 탄도 궤적을 따르지 않다는 점에서 미래전의 양상을 바꿔놓을 주요 전력으로 꼽힌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무적의 방패’를 무너뜨릴 ‘비장의 창’으로, 현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국방과학원에 지난해 중순부터 소문이 돌았었는데 실제 지난 3일 지시로 극초음속 로케트 연구소가 창립됐다”면서 “이는 중앙당에서 하달한 새해 첫 집행사업으로 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를 맞으며 정식 창립했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우리 당의 새로운 국방과학역사에 중대한 정치적 사변의 한 획을 그을만한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새로운 전략무기를 강조하고 있는 북한이 향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및 실전배치를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상정할 것이라는 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북한이 미국 등과의 협상을 대비하면서도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군사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내부에서는 핵은 완성했으니 이제는 극초음속 로케트에 수많은 당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모든 재원을 쏟아부어 먼 훗날을 도모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초고속, 저고도 비행에 회피기동 능력까지 갖춘 극초음속 미사일이 실제 사용 가능성이 희박한 핵무기를 대체해 세계군사 안보질서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 실렸던 9축(18바퀴) 이동식발사차량(TEL)보다 길어진 11축(바퀴 22개)에 실려 마지막 순서로 공개됐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호 실험 발사에 성공한 후 극초음속 로케트 개발에 관한 기초 연구를 진행해 왔다. 3년 동안 연구소 설립을 준비해왔다는 뜻이다.

한편 이 연구소는 총 4개 부서, 7개 연구실에 300여 명의 인원으로 꾸려졌다. 또한 설립 즉시 자체 통근버스도 배정됐고, 안전부 보위 경비망도 새롭게 편성되는 등 전반적인 채비를 마쳤다고 한다.

특히 이 연구소엔 벌써 신년 첫 과제로 “극초음속 유도탄과 함정 탑재 레이저 무기 개발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라”는 첫 과업도 하달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