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격노’ 아닌 1인독재 구조적 변화 먼저 살펴야”

[탈북박사의 북한읽기] '지도자만 잘 한다'는 北사고방식, 합리적 발전 가로막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어랑천발전소 건설장을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달 17일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17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어랑군에 위치하고 있는 어랑 발전소 건설장을 시찰하면서 발전소 건설이 30년째 성과가 없다고 매우 ‘격노’했다고 한다.

공사 부진의 원인을 내각과 담당일군(일꾼)의 무책임성으로 찾았다는 것이다. 북한사회의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실무진의 능력과 충성도 부족으로 돌려버린 것은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 방식이 아직 구태의연한 독재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잠깐 김 위원장의 발언을 살펴보자. 그는“내각의 책임일군들이 건설장에 최근 몇 해 간 한 번도 나와 보지 않았다”, “도대체 발전소건설을 하자는 사람들인지 말자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중요대상 건설을 과학적인 타산과 구체적인 계획 밑에 역량을 집중하여 조직 진행하지 않고 건설역량과 설비들을 분산시켜 놓고 좌왕우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물론 경제일군들이 좌왕우왕하고 역량과 설비가 분산된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각의 계획에 명시된 사업보다, 김 위원장이 직접 지시한 사업에 선(先)투자하고 집중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김 위원장이 관심을 돌린 세포등판 축산기지건설, 원산갈마관광지구, 단천발전소, 려명거리 등 평양의 호화거리 건설에 집중해야만 했던 것이다.

사실 북한경제 성장 부진의 원인은 국제사회 제재나 일군들의 충성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에 있다.

북한은 그동안 집단적 계획경제를 실천하면서 수령을 찬양하는 낡아빠진 구호들을 양산하는 데 그쳤다. 이 구호들은 합리성을 밀어냈고, 그 자리에 강요를 집어넣었다. 특히 일종의 ‘위대한 지도자만 잘 한다’는 독재적인 사고가 합리적 발전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방해물이라고 할 수 있다.

1인 독재는 사회에서 특권을 유지하려는 지배 계급의 정치적 욕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오늘의 북한과 같은 제도적 상황에서 온전히 합리적인 객관성이란 요원한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같은 제도 하에서는 ‘지도자가 주민들에게 ‘인민경제발전’이라는 선물을 주려고 하는데, 무지하고 우둔한 아래 것들이 너무 늦게 수용하고 있다’는 식의 선전방식만 집착하게 되고, 때문에 제대로 된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도 쉽지 않은 것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북한 지도부가 현재와 같은 지도방식을 버려야만 진정한 변화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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