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동원으로 건설된 ‘양묘장’ 따라배우라고 다그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초기부터 산림 보호와 녹화사업을 강조한 가운데, 북한 당국이 최근 관계자들을 시범적으로 건설한 양묘장을 둘러보게 한 후 현지에서 산림복구전투를 활발히 전개할 것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 봄날 전국의 산림 경영소 일군(일꾼)들과 양묘장 관리 일군들을 대상으로 방식상학이 있었다”며 “신의주 양묘장 성과를 전국에 일반화할 데 대한 당의 방침을 받들기 위해 진행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시 양묘장은 김 위원장 지시로 2년 전부터 건설이 시작됐다. 이에 신의주시 주민들까지 연일 동원됐고, 올해 5월경 완공됐다고 한다.

또한 고산지대에서 잘 자라는 소나무, 이깔나무(잎갈나무)를 비롯한 여러 묘목이 묘목장의 분위기를 돋웠다고 한다. 특히 양묘장 주변에 ‘어머니 조국을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리자’를 비롯한 구호판을 배치하는 등 선전에도 공을 들였다.

아울러 당국은 신의주 양묘장의 성공을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과제를 산림녹화 관련자들에게 부여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방식상학에 참가하고 온 이후 당의 방침에 맞게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묵인 땅들과 묘목 대신 곡식을 심었던 땅들을 도루 찾아내서 거름도 듬뿍듬뿍 깔아주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며 “도내의 지원노력까지 합세해서 새로운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주민 동원으로 건설된 양묘장을 모범시설로 정한 데 이어 각 지역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양묘장 건설 및 산림복구 전투를 전개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북한의 산림 황폐화가 심각해 현장에서는 막막해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산림복구전투를 양묘장을 꾸리는 일부터 선차적인 순위로 해가고 있지만 아직 어려움이 많다”면서 “곳곳에서 ‘대머리가 되어버린 저 숱한 산들을 어느 세월에 다 복구할지 막막한 형편’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가 지난 5월 배포한 북한 산림 현황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북한 산림 면적 899만ha 중 32%인 284만ha 황폐화됐으며 북한은 전 세계 180여 개국 중 세 번째로 산림 황폐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인민군 제 122호(평양 근교) 양묘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5년 이 곳을 방문해 “우리나라(북한) 양묘장의 본보기, 표준”이라고 말했다. /사진=서광 홈페이지 캡처

한편, 김 위원장은 산림녹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2015년 당, 군대, 국가경제기관 책임 일군들과 한 담화인 ‘전당, 전군, 전민이 산림복구전투를 힘있게 벌려 조국의 산들에 푸른 숲이 우거지게 하자’에서 “10년 안에 모든 산들을 푸른 숲이 설레이는 보물산, 황금산으로 전변시키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며 의지입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북한은 지난해 김 위원장의 지시로 김일성 종합대학에 산림과학대학을 신설했으며 지난 4월에는 평양 대성산지구에 산림연구원을 착공하는 등 산림 관련 학술, 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방식상학=하나의 기관 혹은 조직에서 모범이 될 만한 본보기를 모든 단위가 적극적으로 수용하도록 하는 수업으로, 개인보다는 단체 또는 집단을 그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교양 사업과 차이를 보인다. 북한의 ‘숨은 영웅 따라배우기 운동’은 방식상학을 원용해 대중운동화한 사례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