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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3남 김정운이 지명됐다’는 소문이 내외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자강도 현지 시찰에 나섰던 김정일이 직접 “장남이 나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 후계구도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자강도 내부소식통은 5일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장군님(김정일)께서 지난해 12월 강계시를 방문하셨을 때 맏아들을 직접 데리고 왔었다”면서 “자강도당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 맏아들이다, 앞으로 내 뒤를 이을 것’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장남’의 이름이나 경력에 대한 소개는 없었다”면서 “자강도 간부들은 ‘장군님의 자제분’ ‘장군님의 장남’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이 스스로 ‘맏아들’이라고 소개한 점과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외모라는 면을 고려할 때 김정일의 입에서 나온 ‘장남’은 김정남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소식통은 “자강도 간부들은 그 때부터 맏아들을 후계자로 생각해왔는데, 최근 셋째 아들이 후계자가 됐다는 소문이 돌자 모두 경악했다”며 “혹시 ‘왕자의 난’이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통화에서 “장군님의 셋째 아들이 대를 잇는다는 말이 여기서 돌고 있는데 그 것이 사실인가”라고 기자에게 되묻고 “여기 도당 간부들도 정확히 모르고 소문만 듣고 있는 눈치”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김정일의 자강도 현지지도에서 ‘장남’이라고 지목됐던 인물이 동행했으며, 이 인물이 김정일에 대한 경호, 건강관리, 행사와 관련된 일정들을 직접 지휘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1호 행사(김정일 관련 행사)’에 동원됐던 간부들의 말에 의하면 ‘장남’이라고 소개된 인물은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젊은 사람이었다”며 “자강도 간부들의 경우 그 전부터 ‘장남’에 대한 정보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장군님의 ‘장남’은 어린 시절 강계에서 생활했던 적이 있다”며 “때문에 ‘장군님께서 장남이 내 뒤를 이을 것’이라고 발언 했던 것에 대해 자강도 간부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최근 (자강도) 밖에서 ‘셋째 아들이 후계자로 선정되었다’는 소문들이 들어와 돌고 있다”며 “장군님이 직접 ‘내 뒤를 이을 사람’이라고 소개했는데 한 달도 못되는 사이에 후계자가 바뀌었다니 참 모를 일이다. 분명 내부에서 무슨 복잡한 사정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제는 장군님 말도 믿을 것이 못된다는 말인가”라면서 “소문을 다 믿을 수도 없다. 누가 진짜 장군님 대를 이을지는 더 두고 봐야 알 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