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군대 내에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에 대한 함구령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최고 핵심 간부가 처형당했다는 사실이 군부 내에 확산되면 내부 동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당국이 이를 차단하기 위해 함구령 지시를 내렸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상부에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에 대해 ‘헛된 입소문을 내는 자는 엄히 처벌할 것’이라는 포치(지시)가 하달됐다”면서 “이번 달 초반에만 한두 차례 강연이 진행됐을 뿐, 이제는 무력부장 처형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로 간부들도 이와 관련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당국은 현영철 고사기관총 총살이 자랑거리가 되지 않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혹시 ‘아까운 사람이다’ ‘왜 처형됐는지 의문이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오다 보면 원치 않은 방향으로 번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할아버지(김일성) 시대 리효순, 박금철이 종파사건으로 처형될 때에도 잠깐 동안 강연을 진행하고 그것에 대해 논의하지 말라고 지시했었다”면서 “논의 자체를 할 수 없게 만들어서 각종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현영철은 1949년 함경북도 어랑 출신으로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하는 등 북한 내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총참모장→5군단장→인민무력부장을 지내면서 대인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군대 내에서 현영철을 괜찮게 보는 측근들이 있었다”면서 “(당국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당(黨)에서 처리했으면 군(軍)은 그냥 따라라’는 식으로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원수님(김정은)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일종의 종파를 경계하는 것”이라면서 “만약 동조 분위기가 나온다면 인민무력부 내에서도 숙청을 많이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의하면, 현영철 처형에 대해 주민들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특별한 소문은 돌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일부에서는 ‘그냥 졸아서 처형당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걸 믿는 주민들은 없다”면서 “무슨 음모가 반드시 있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퍼질 것이라면서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반응도 나온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