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종 코로나 비루스 예방한다’면서 모든 사망자 화장 지시”

신의주시 위생방역소 일꾼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버스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당국이 모든 사망자를 화장(火葬)하라는 지시를 지역 기관에 하달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10일 전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방침의 일환이지만 사망원인과 관계없이 모든 시신에 대해 화장이 강제되면서 경제적인 부담을 안게 된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당에서 신형(신종)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지역 정권기관과 보건기관들에서 모든 시신을 화장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예전에는 누가 죽어도 눈 한 번 꿈쩍이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의사와 인민반장, 보안 기관 성원까지 대동하고 나타나 무조건 사망 경위를 따진다”고 전했다.

감염병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확산 우려 등으로 인해 일반적인 장례절차를 거치지 않고 화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도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17조의2 1항)에 따라 질병관리본부장이 정하고 공고하는 감염병과 관련된 환자의 시신은 화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도 사망자를 화장하고 있으며 그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북한도 혹시나 있을 감염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폐렴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으로 죽은 사람만이 아닌 모든 사망자를 화장할 것을 강제하자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정권·보건기관에서 외상사고나 노환으로 사망한 사람 모두를 무조건 화장하라고 한다”면서 “(정권·보건기관 관계자들이) 최근 평성시 일대에서 사망한 스무 명 남짓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화장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평성에 화장터가 있지만, 자체로 디젤유와 나무를 가져가야 화장을 할 수 있다”면서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에 병과 관련 없는 사람들도 화장하라고 해 주민들이 불만이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에서 화장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디젤유와 나무를 주민들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경제난으로 인해 생활고를 겪는 주민들에게는 불필요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월 초 평성 인근 지역인 평양의 디젤유 가격은 1kg에 북한 돈 약 5,480원, 장작 1㎥에 약 130,000원 정도로 거래되고 있다. 평성도 비슷한 가격 수준으로 예상돼 주민들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연일 각종 매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내·외부 소식을 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는 글을 통해 “(신의주) 종합진료소에서는 전염병이 국경 관문 도시로 절대로 새여 들지 못하게 모두가 책임성과 역할을 높여나가도록 각성 분발 시키고 있다”며 “의료 일군들은 담당한 인민반 가정 세대들에 나가 신형 코로나비루스감염증의 증상과 전염경로, 그 예방대책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정형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문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기초지식, 전파 방법, 예방 방법에 관한 문답식 글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