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협상 결렬 후 또다시 ‘자력갱생’ 강조…협상 장기화 염두?

노동신문, 북미 실무협상 내용 안 다뤄…북중우호·지도자 위대성 부각해 내부 결속

북중 접경지역에 내걸린 ‘자력갱생’ 구호판. /사진=강동안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 당국이 7일 또다시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양측의 첨예한 입장차로 결렬되는 등 협상 교착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제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주민들을 독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자력갱생과 실리보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대한 전환기에 들어선 우리 혁명의 조건으로 보나, 우리 힘으로 끝까지 개척해야 할 조국의 미래로 보나 우리는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문은 “자체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하여 경제건설 전반에서 활성화의 돌파구를 열어제끼고 인민생활 향상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켜 사회주의 건설의 더 높은 목표를 점령하는 것이 우리 당이 바라는 자력갱생”이라며 “여기서 특별히 중요한 것은 실지 덕을 보고 실리가 나게 자기의 것을 더욱 새롭게 창조하고 지키며 빛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문은 현재 여러 단위에서 자력갱생의 성과를 언급하고 있지만, 실리가 있는지 또는 일시적인 것은 아닌지 스스로 의문을 제기해 볼 필요성이 있다면서 “실리가 보장되지 못하는 것을 두고 자력갱생이라고 할 수 없다. 인민을 위함이 아니라 자기의 ‘실적’을 내기 위한 ‘자력갱생’, 그것이 가져오는 후과는 엄청나며 오히려 시작을 않았던 것보다 못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문은 함경남도 금야군의 금야강2호발전소 건설, 강원도 강동군 구빈축산전문협동농장 등을 거론해 전력과 식량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실리를 보장하고 있는 사례라고 추켜올렸다. 또한 평양 대동강축전지공장과 평안남도 개천 탄광 등에 대해서는 ‘5개년전략목표수행 증산돌격운동에서 앞장서나가고 있는 단위’라고 추어주기도 했다.

이밖에 신문은 “자기 것의 창조와 실리보장은 인재중시, 과학기술중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강원도 천내군 천내리시멘트공장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해당 공장이 과학기술에 따라 생산공정을 개조하고 폐기물을 재이용해 원료와 연료를 절약하는 등의 방식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소개하며 주민들을 독려한 것.

그러면서 신문은 “국가와 인민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적대세력들의 제재 돌풍을 용납하지 않고 맞받아나가 자립, 자력의 열풍으로 짓뭉개버리려는 것은 우리 인민 모두의 단호한 의지”라며 “우리는 적대세력들이 제재를 해제하든 안 하든 자력갱생으로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높은 목표를 향하여 곧바로 전진할 것이며, 기어이 우리 손으로 우리가 내세운 꿈과 이상을 실현하고야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문은 이날 북미 실무협상과 그 결과에 관한 내용은 단 한 건도 싣지 않았다. 전날(6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북미 실무협상의 경과를 언급하며 “미국이 대조선(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밝힌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를 내보냈지만, 신문은 이를 다루지 않았다.

대신 신문은 북·중 수교 70주년과 관련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고받은 축전 내용을 1면에 실어 양국 간의 우호 관계를 연이틀 부각하고, 김 위원장의 위대성 교양과 사상적 투쟁을 강조하는 논설과 기사를 내보내는 등 내부 결속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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