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신] 北, 공개처형 어떻게 하나?

▲ 공개재판장으로 끌려가는 11명의 사람들 (사진: N-TV촬영)

북한의 공개처형은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의 책임 하에 진행된다.

인민보안성에서는 도둑질이나 강도 등 경제범과 부녀자 강간 등 사회범죄를 공개처형의 대상으로 취급하며, 흉악살인범들은 원칙적으로 사형이 구형된다. 경제범들은 공개재판에 의해 사형판결이 내려지며 사형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면 동네마다 공고가 붙는다.

사형이 확정된 죄수들은 일반적으로 거의 초죽음 상태로 공개처형장에 끌려오고 입에는 재갈을 물린다.

마지막 순간에 김정일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막으려는 것이다. 80년대 초만 해도 공개처형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했지만, 정권에 도움이 안 되자 아예 몸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의 공개처형은 처형 장면보다 처형 직전 사형수의 처참한 상태가 주민들을 공포상태로 몰아넣는다.

처형대상 가족을 맨 앞줄에 앉히고 집행

공개처형 절차는 화물차나 지프차(‘갱생’호) 몇 대로 간단한 주석단(主席壇)을 만들어 놓고 인민보안성이나 보위부 간부들이 도열한 다음 집행자가 큰 소리로 마이크를 쥐고 죄인의 죄목을 낭독한다. 마지막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형법 몇 조 몇 항에 의해 총살형에 처한다”고 명해지면 바로 AK자동보총(자동소총)을 든 3명의 사형수(북한에서는 사형을 집행하는 사격수를 ‘사형수’로 칭함)가 나와 말뚝에 묶여 있는 처형대상들을 향해 총탄 3발씩을 발사한다.

머리, 가슴, 다리에 차례대로 총을 쏘고, 마지막 실탄을 다리 묶은 끈에 맞추면 시체는 저절로 땅바닥에 뒹굴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머리나 몸통이 날아가 사격을 다시 하기도 한다. 시체는 보통 평토(平土, 무덤위에 봉분을 세우지 않고 편평하게 만듦) 처리한다.

머리를 먼저 쏘는 것은 ‘썩은 생각을 날려 버린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렇게 잔인한 처형장면을 빠르면 어린 시절 어른들 틈에 끼어, 늦어도 성인이 된 후 의무적으로 봐야한다.

공개처형은 또한 처형 당하는 사람의 가족들을 맨 앞에 앉혀 놓고 진행된다. 반인륜적 범죄의 극치라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범들에 대한 공개처형은 일반 형사범보다 더 처참하다. 정치범의 공개처형은 국가안전부위에서 집행하며, 주로 정치범수용소 내에서 자행된다.

정치범 대상으로는 교수형, 화형, 부관참시까지 자행

사형수들은 대체적으로 도주하다 잡힌 사람들로 관리소 안에서의 도주자는 한 명도 살려둔 적이 없다는 것이 수용소 출신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총살형은 일반 경제범과 거의 비슷한 방법으로 이루어지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교수형, 화형, 돌로 쳐죽이는 등의 반인륜적 방식도 동원된다는 것이다. 이미 죽은 사람의 묘를 파헤쳐 시체를 꺼내 다시 한번 죽이는 부관참시도 행해진다.

일반 사회의 공개처형은 의무적이지 않지만, 정치범수용소 내의 공개처형은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교수형은 죄수를 목매달아 죽인 다음 죄인들을 동원해 죽은 시체에 돌을 던지게 한다. 수천 명의 죄인들이 한꺼번에 돌을 던지는 바람에 시체의 얼굴이 다 벗겨질 정도였다고 정치범수용소 수감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은 증언한다.

「1984년에 13호 관리소 동포지구 운수직장 수리공 27세의 정치범이 경비대 짚차 580131호를 타고 도주하였다. 두만강에 차를 쳐넣고 중국으로 넘어 갔으나 일주일만에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북한에 이관되었다. 악에 바친 관리소장은 김일성의 권위를 훼손시켰다고 쇠줄로 코를 꿰고 발뒤축에 대못을 박아 정치범들을 동원하여 돌로 때려죽이게 했다. (안명철 著, 그들이 울고 있다 中)」

북한 주민들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한두 번은 공개처형을 목격한다. 그 장면을 보고나면 극도의 공포감으로 인해 체제에 대한 반항의식이 없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