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합작 회사들, 코로나 경영난에 업종 변경 시도”

소식통 "북한 식당들도 매출 감소로 울상…새로운 사업장 찾아 이전하기도"

중국 랴오닝성 단동에 있는 북한식당 ‘봉선화’의 외관.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한 지 만 1년이 지난 가운데, 연선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북중 합작 회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데일리NK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린(吉林)성 옌지(延吉)과 훈춘(琿春) 일대에서 운영되는 북중합작회사들 중 일부가 코로나 사태 이후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아 최근 업종을 전환하고 있다.

업종을 전환하고 있는 사업체들은 대부분 북한과 러시아에서 들여온 수산물을 가공하는 공장들이다. 북한의 국경봉쇄 이후 수입량이 줄면서 일거리도 감소했다고 한다.

때문에 기존 수산물 임가공 업체들은 다른 식품 가공업으로 업종을 변경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중국인이 운영하는 현지 공장들도 경영난을 겪는 데다가 업종 변경을 시도하려는 사업체가 많아 일거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한 북중 합작 회사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에 소속된 북한 노동자들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이 감소한 데다 최근 기존 일거리 마저 감소하자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많다는 전언이다.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임금이 감소했다고 해서 북한 당국이 ‘충성 자금’ 상납 과제를 감면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북중 국경지역에 위치한 북한 식당들도 경영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데다가, 북한 식당이 현지의 일반식당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현지 이용객도 줄어든 상황이다.

소식통은 “지린성의 북한 식당들은 장사가 너무 안 되서 기존 중국인 사장과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식당 관리자와 여성 복무원을 모두 데리고 다른 성(省)으로 옮기기는 어렵기 때문에 비슷한 지역 내에서 장사가 잘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장소와 중국인 공동 사업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을 이전할 경우 이사 비용과 새로운 계약료가 발생하지만 조금이라도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북한 식당 사장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장 이전을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로 중국에 남아 있는 북한 노동자나 간부들 모두가 생활이 어렵다”면서 “돈은 제대로 못 버는데 세금은 꼬박꼬박 내야 하니 빚만 늘어간다는 한탄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