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 건설 김일성·김정일화(花) 모양 갖춰라” 황당 전략

소식통 "北당국, 지붕 모양 가장 신경 써...우상화 선전 전략인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 건설현장을 지난해 10월 방문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 김정은 시대 주요한 치적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는 양강도 삼지연군 개발에도 선대(김일성·김정일) 우상화가 강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양강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삼지연 기본 개발 대상은 주택 살림집 건설로, 공중에서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김일성화-김정일화 색과 모양을 갖춰야 한다고 당국은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 때문에 지붕 개조 공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또한 지붕재에서 중국산을 다 벗기고 우리나라(북한)가 새로 개발한 지붕재를 이용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김일성화는 난(蘭)과에 속하는 열대식물로 1964년 4월 김일성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당시 스카르노 대통령에게 받은 선물을 10년 만에 평양으로 가져온 식물이다. 또한 김정일화는 김정일을 존경해 온 일본 원예학자 가모 모도데루가 20년 동안 연구 개발해 선물했다고 선전하는 꽃으로 남미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김정일을 상징하는 ‘불멸의 꽃’으로 선전하고, 당국은 전국 각지에 김정일화 온실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정성을 쏟고 있다. 또한 매년 김일성화와 더불어 김정일화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남조선(한국) 주민들이 김정일화를 키워 선물했다’고 선전하기도 한다.

즉, 이 모든 게 북한식 우상화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광 지역으로 완공된 후 비행기를 타고 관광객이 들어올 때 지붕 모양을 가르키면서 “수령님(김일성)·장군님(김정일)에 대한 인민의 그리움이 담겨 있다”는 식의 선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아울러 백두산이 있는 삼지연군은 북한이 강원도 원산과 함께 관광지로 역점 개발 중인 곳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고향”으로,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김정은 정권하에서는 체제 선전도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해만 3차례 방문하면서 진행 상황을 일일이 체크할 정도로 관심을 쏟고 있다.

이는 2019년 북한 신년사에도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전당, 전국, 전민이 떨쳐나 삼지연군을 산간 문화도시의 표준, 사회주의 이상향으로 훌륭히 변모시키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새로운 관광지구를 비롯한 우리 시대를 대표할 대상건설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완공하여야 한다”고 독려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고 건설부대로 알려진 1여단이 이 삼지연 공사에 동원됐다고 한다. 대대(인원 약 1000명)마다 10채의 살림집을 맡아서 건설하고 있다는 것.

또한 각 도 돌격대(대대(약 2,000명), 시·군-중대(100명), 예를 들면 평안남도 대대, 양덕중대)도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삼지연 주민(군 주민 수 3만 명)의 80%가 공사에 동원됐다고 한다.

여기서 삼지연 개발공사에 동원된 각도 돌격대는 동원기일이 보통 1~3개월인데 철수시키지 않고 ‘인해전술’로 공사과제 수행을 해왔다고 한다. 다만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등 문제가 심각해, 최근 지역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북한, 혹한기 삼지연 건설 공사 중단…돌격대 복귀 열차 운행)

북한 삼지연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야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영상 캡처

무리한 속도전으로 곳곳서 부실 요소 포착돼강도 높은 노동에 도망자도 속출

여기서 삼지연 살림집 개건·확장공사는 김 위원장의 지시로 2020년 10월 10일(노동당 창건일)까지로 계획되어 있다. 때문에 북한식 무리한 속도전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식통은 “부실공사로 살림집 안전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면서 “건설자들이 자재(철근, 시멘트, 목재 등)를 팔아, 먹을 것을 사 허기를 달래왔기 때문에 콘크리트의 질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온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벽체의 강도가 부실해지고 있으며 기초를 규정대로 하지 못해 공사 중간에 균열이 생기는 곳도 있다고 한다”면서 “이에 건설을 중단하고 사고 심의 중인 건물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안전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남포돌격대 대대에서 15t급 화물차에 70명을 태우고 삼지연으로 가다가 보천지역에서 굴러내려 67명이 죽거나 크게 다쳤다.

발파 작업 중 돌에 맞아서 사망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당국의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참극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황해남도 대대 재령중대에서 집으로 도망가던 돌격대원(여성 23살)이 길가에 쓰러져 시체로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여기에 당국의 말도 안 되는 노동 강도로 노동자들은 ‘이중고’에 처해 있다. 평소 작업시간은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점심 30분)이지만, 저녁식사 1시간 후 다시 야간작업으로 새벽 1~2시까지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작업 중 피곤하여 졸다가 떨어져 다쳤을 때 오히려 ‘긴장하지 못한다’고 야단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 때문인지 도망 중이면서 집에도 도착하지 않고 5~6개월 동안 행방이 묘연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