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에 北음식장사꾼들이 울상인 이유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미진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에서는 1kg 당 5150원에 신의주에서는 1kg 당 5200원에 거래되고 있고, 혜산은 5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달러는 1달러 당 평양과 신의주는 8,200원 혜산은 8,155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 당 2000원, 혜산에서는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 당 평양 14000원, 신의주 14000원, 혜산 15000원입니다. 이어서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9300원, 혜산에서는 850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5100원, 신의주 5300원, 혜산은 5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였습니다.

1. 요즘 날씨가 많이 더운데요, 이렇게 더울 땐 북한 장마당에서 냉동이나 신선함이 보장되어야 하는 식품 등이 어떻게 팔리는지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네, 현재 한국의 온도는 보통 30도 이상인데요, 북한도 최저기온 22도에서 최고기온 35도 정도입니다. 35도면 많이 더운거죠. 한국에서는 장마당이나 슈퍼마켓 같은 곳에 대부분 냉동설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구매자들은 싱싱한 야채나 식품을 구매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그런 냉동설비가 되어 있는 곳이 드물거나 아예 없는 곳도 있답니다. 그러니 신선함이 보장되어야 하는 식품들이나 야채들의 품질은 당연히 떨어지게 된답니다.

2. 한국에서는 냉동시설이 잘 돼 있어서 상추나 배추 같은 야채를 파는 장사꾼들도 싱싱한 것을 팔고 구매하는 주민들도 좋아할 텐데 전혀 냉동설비가 없는 환경에서 판매가 이뤄지게 된다면 식품 등이 상할 수도 있겠네요.

네, 질문하신 것처럼 북한 주민들은 냉동시설이 없는 환경에서 판매하다 보니 식품들이 상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최근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오는 소식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배추나 무 같은 야채들을 냉동시설에 보관했다 싱싱하게 된 것을 사먹는다는 것은 꿈도 안 꾼다고 합니다. 더운 날씨에 쉽게 상하는 두부나 인조고기밥과 같은 음식들은 잘못 보관하면 본전 찾기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요즘처럼 온도가 상승하는 시기엔 음식장사꾼들이 울상이라고 합니다.

3.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엔 두부 같은 음식은 조금만 관리를 허술히 해도 상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두부는 사서 바로 냉장고에 넣었다가 음식을 해 먹는데 북한처럼 냉장고가 일반화 되어 있지 않은 환경에서는 어떻게 보관하는지 궁금합니다.

네, 지난번에 혜산 시장에서 물장사꾼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두부 장사꾼들을 살리는 것은 바로 물장사꾼들과 얼음장사꾼들이랍니다. 사실 물 장사꾼이 더 필요할 것 같네요. 얼음은 전기가 오지 않으면 구매가 어려운 데 물은 언제든지 가져다 팔 수 있기 때문에 두부 장사꾼들도 안정적으로 찬물을 구매할 수 있는 물 장사꾼을 더 선호할 것 같습니다. 두부는 커다란 대야에 물을 넣고 두부를 물에 잠군채로 판매를 합니다. 물에 넣지 않고 상온에 보관된 두부는 물에 넣어 보관한 두부보다 빨리 상하기 때문에 대부분 두부 장사꾼들은 물에 담근 채로 판매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4. 두부 장사꾼들은 한여름이 어쩌면 지루하게 느껴 질 수도 있겠네요, 날씨가 더우니까 햇빛을 가리는 씌우개가 있어도 별로 도움이 안 되겠네요?

햇빛이나 비를 가릴 수 있는 씌우개가 있는 장마당 매대에서 판매하는 두부 장사꾼들은 그나마 괜찮죠, 그런데 대부분 두부 장사꾼들은 장마당 입구 길거리에 앉아 두부를 팔거든요, 두부가 북한 주민들의 즐겨 먹는 부식물이다 보니 쉽게 눈에 띄는 장소에 있어야 잘 팔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부분 장사꾼들은 길거리에서 두부를 판매합니다. 두부 장사꾼들이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씌우개가 있는 매대에서 판매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더위를 피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매대를 가지고 있는 두부 장사꾼들보다 길거리에 있는 두부장사꾼들의 두부가 더 잘 판매된다는 것이 내부 주민들의 말입니다.

저도 북한에 있을 때 농촌동원이나 다른 일 때문에 늦게 집에 왔을 때 저녁 부식물을 사려고 시장에 나가면 장마당 안에까지 굳이 들어가지 않거든요, 길거리에도 두부가 있는데 두부 한두 모 때문에 시간을 뺏기고 그러지 않거든요. 현재 혜산 시장에서 두부 한 모를 1300원 하는데요, 두부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곳이 있다면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시장 안을 돌아보겠지만 대부분 두부 장사꾼들이 담합이라도 한 듯이 가격이 동일하거든요, 그러다보니 시장 입구 길거리에 앉아 있는 두부장사꾼들의 두부가 먼저 팔리게 되는 거랍니다.

5. 한국에서는 구매한 식품이나 상품이 상했을 때에는 구매한 영수증과 실물을 가지고가면 환불이나 교환을 해주는데 북한 주민들의 경우 상한 두부인지 모르고 구매해 갔을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되는가요?

네, 대부분 두부 장사꾼들은 두부가 상했는지 안 상했는지를 판단하고 상했다고 했을 때에는 팔지 않습니다. 그리고 잘 못 판단하고 판매를 했을 경우에는 사과를 하고 판매했던 두부를 돌려받고 돈을 주는데요, 어떤 경우에는 판매하는 두부는 쉬지 않았는데 구매자가 사간 두부가 쉴 때도 있는데요, 이 때문에 구매자와 판매자가 옥신각신 다투기도 하는데요, 제일 좋은 방법은 상한 두부와 판매되는 두부를 맛보는 것으로 시시비비를 가립니다.

대부분 두부 장사꾼들은 두부가 상할 것 같다고 판단이 되면 팔지 않거든요. 이럴 때도 있는데요, 두부를 산 주민이 다른 상품을 사려고 이곳저곳 돌다보면 시간이 흘러가는데요, 그럴 경우 비닐주머니에 들어 있는 두부가 빨리 상할 수밖에 없답니다. 그런데 구매자는 정작 자신 때문이 아닌 두부 장사꾼이 상한 두부를 판매했다고 착각하고 항의하기도 하는데요, 두부 장사꾼이 판매하는 두부와 비교하면 금방 확인이 되기도 한답니다.

6. 여름이면 두부와 같이 빨리 상하는 식품들을 판매하는 장사꾼들이 속상할 것 같은데요, 이런 식품이 두부 외에 다른 식품도 있을까요?

네 인조고기밥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콩에서 기름을 뺀 나머지 대두를 가지고 변성시켜서 가공한 것인데요, 90년대 식량난 시기에 고기를 먹고 싶지만 없어서 못 먹는 주민들의 심리를 파악한 일부장사꾼들이 만들기 시작하면서 삽시에 북한 전역으로 퍼졌는데요, 주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이고 가격도 싸답니다. 그러고 또 두부밥도 있는데요, 두부밥보다 인조고기 밥이 더 잘 팔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고 보니 두부도 콩으로 만든 식품이고 인조고기도 콩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네요, 콩으로 만든 음식은 쉽게 쉬잖아요, 두부가 쉽게 상하는 것처럼 인조고기밥도 쉽게 상한답니다. 어쩌면 두부보다 더 빨리 상할지도 모르겠네요. 두부밥도 대기상태에 놓고 판매하기 때문에 두부보다 빨리 상할 수도 있답니다. 그래서 일부 장사꾼들은 일부 음식을 아이박스 안에 넣어두고 조금씩 그릇에 담아서 팔고 다 판 다음 다른 것을 꺼내 팔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상품의 질을 보장하느라 애를 쓰기도 한다고 하네요

7. 인조고기밥이라고 들어본 것 같은데요. 맛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도 일부 탈북자들 속에서는 유통이 되고 있는 음식이기도 한데요, 북한에서 판매되는 인조고기와는 맛도 질도 다르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반응입니다. 인조고기밥 맛은 어떻게 설명하면 맛 그대로가 전달될까요? 저는 북한에 있을 때 잠깐 인조고기밥을 만들어 팔기도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맛은 약간 매운 양념을 한 고기에 밥을 함께 먹는 기분이랄까 북한 주민들에게는 사랑받는 대중음식이랍니다.

8. 대중음식이라고 하면 가격 면에서도 주민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어야 하고 맛도 좋아야 할 것 같은데요, 인조고기나 두부밥 같은 경우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 대부분이 북한에서 먹었던 인조고기에 대한 추억으로 가끔 만들어 먹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인조고기밥이나 두부밥이 대부분 북한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라고 보는데요, 인조고기밥 한 개 가격은 250원-300원으로, 250원 짜리는 길이15cm에 너비 4cm이고 300원짜리는 길이가 20cm정도입니다. 인조고기에 칼집을 내고 밥을 넣었다고 해서 인조고기밥이라고 하는데요 밥을 약 7cm정도 넣거든요. 그리고 두부밥인데요, 두부밥은 보통 크기의 두부를 4분의 1로 등분을 내거나 2분의 1로 자른 다음 자른 한 개에서 6개정도를 갈피를 내거든요 그런 다음 밥을 넣을 수 있는 정도로 칼집을 내고 거기에 밥을 넣고 위에 양념을 발른 다음 판매하게 됩니다. 4분의 1로 등분을 낸 두부밥은 개당 500원이고 2분의 1로 등분을 낸 것은 개당 1000원이라고 합니다.

9. 궁금한데요, 인조고기장사꾼들이 인조고기밥을 팔아서 얻게 되는 이윤은 어느 정도인가요?

현재 양강도 혜산 장마당에서 인조고기 1kg의 가격은 5500원으로 쌀 1kg과 맞먹는 가격입니다. 인조고기 1kg에서 보통 250원짜리 인조고기밥이 200개에서 230개 정도의 인조고기밥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 나오는데요, 일반적으로 불합격품을 내놓고 200개 정도는 건진다고 보면요. 총 이윤은 5만 원 정도가 됩니다. 여기서 인조고기 5500원, 쌀 1.5kg 대략 8000원정도, 그리고 마늘과 고춧가루, 미원, 파 등 양념에 들어가는 돈 3천원, 또 밥을 해내고 인조고기를 찌는데 드는 화목 값이 대략 2만 원 정도가 되는데 본전인 2만원을 떼고나면 순이익이 3만원은 되는거죠.

10. 인조고기밥 장사도 이윤이 꽤 많네요. 그렇게 돈을 매일 번다면 꽤 많은 돈을 벌 것 같은데요?

아니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두부밥 장사꾼들도 점심 한끼를 장마당에서 해결해야 되거든요. 먹는 음식을 파는 장사꾼이라 그걸로 점심을 해결해도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대부분 음식장사들이 최악의 경우인 자신의 물건이 잘 안 팔리지 않을 때에만 먹는답니다. 그 외는 국수나 다른 음식을 사서 먹거든요, 그러다보니 점심을 먹는데 또 천원이나 2천원정도가 깨집니다. 그리고 장세도 내야 하겠죠? 다음날 장사해야 하는 재료를 사고 나면 겨우 쌀 1.5kg을 살 수 있는 돈이 남는답니다. 그것도 모두 팔렸다고 볼 때이죠,

그러니 북한 주민들이 하루 벌어서 하루를 살아야 한다는 말이 맞는거죠

11. 듣고 보니 정말 그렇군요. 그러면 두부나 두부밥도 마찬가지라고 봐도 되는가요?

두부밥은 인조고기밥보다 조금은 이윤이 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말인데요, 두부 한 모에 1200원을 합니다, 두부 한 모에 보통 1000원짜리 두부밥이 10~12개정도 나오는데요, 불량품이 나올 것을 계산하면 보통 9개~10개 정도가 됩니다. 개당 1000원이면 9천원이나 만원이 나오는데요, 두부 값과 쌀, 양념값, 화목 값 등을 제하고 하면 대략 3천 원 정도가 남는다고 합니다. 본전에 비해 이윤을 따지면 인조고기밥보다 두부밥이 이윤이 더 남지만 상대적으로 장마당에는 두부밥 장사꾼보다 인조고기 장사꾼이 더 많다고 합니다.

이유는 두부밥이 인조고기밥도다 더 빨리 상하기 때문에 단기시간에 빨리 팔아야 하는 압박감이 있고 주민들도 인조고기 밥에 더 쏠리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저의 마을에 있던 한 친구도 처음엔 두부 장사를 하다가 두부밥 장사를 했었는데 얼마 안 있어 또 인조고기밥 장사로 바꾸더라구요, 그 땐 잘 왜 갑자기 두부장사를 하면서 두부밥을 하면 이윤이 많이 떨어질 것인데 굳이 인조고기밥 장사를 하는가 했는데 이유가 다 있더라구요.

북한 주민들의 경제생활이 향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구요 더불어 북한 김정은 체제는 자신의 권력을 위한 우상화에만 집중하지 말고 주민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말도 전하고 싶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에게도 무더위 건강 잘 챙기라는 인사말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