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 물가 상승세 주춤…치솟던 쌀값 두 달여 만에 하락

외화 환율 상승세도 다소 진정되는 모습 나타나…대표적 수입품인 유류의 가격은 여전히 우상향

양강도 혜산 인근 비공식 시장./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북한 시장 물가가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북한의 정권수립일인 9·9절을 앞두고 국경 통제가 강화된 데다 일부 기관·기업소를 중심으로 명절 물자 공급이 이뤄지면서 상승세가 둔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북한 국내산 쌀 1㎏은 4만 5100원에 거래됐다. 2주 전인 지난달 16일 조사된 거래가보다 3.6% 하락한 수치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같은 날 양강도 혜산시의 한 시장에서 쌀 1㎏은 4만 5300원에 거래돼 2주 전보다 4%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시장의 쌀 가격은 올해 초 1㎏에 1만 8000원대였으나 지난 4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4만 원 중후반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시장의 옥수수(강냉이) 가격은 소폭 올랐지만, 상승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옥수수 1㎏ 가격은 1만 7600원으로, 2주 전보다 0.6% 올랐다. 같은 날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시장에서도 옥수수 1㎏이 1만 7400원에 거래돼 직전 조사 대비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일 고공행진하던 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옥수수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데는 9·9절을 앞두고 이뤄진 명절 공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식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가격이 일시적으로 안정화 양상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취재에 따르면 당과 군, 사법기관 등에 입쌀, 찹쌀, 밀가루 등의 곡물이 포함된 명절 선물이 공급됐다. 일부 대형 무역회사들도 직원들에게 곡물과 돼지고기, 식용유, 설탕 등을 명절 명목으로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가파르게 치솟던 외화 환율 상승세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6만 8200원으로, 2주 전보다 1.0% 상승했다. 신의주와 혜산 등 다른 지역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도 평양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30일 기준 신의주의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은 1만 4320원으로, 직전 조사 대비 1.3% 오르는 데 그쳤다. 혜산의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도 2주 전보다 1.4% 상승해 1만 4330원으로 조사됐다.

최근 외화 환율 상승 폭이 줄어든 데는 9·9절을 앞두고 국경 통제 수위가 높아진 것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은 국경 인근 마을의 인민반 자위 경비와 주민들의 국경 접근 통제를 한층 강화하는 등 내부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 통제에 따라 북중 간 물품 이동과 무역 활동이 다소 위축되면서 수입 대금 결제 등에 필요한 외화 수요 역시 일시적으로 감소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누적된 환율 상승의 여파로 대표적 수입품인 유류의 가격은 여전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휘발유와 경유 1㎏의 가격은 8만 4500원, 8만 2100원으로 2주 전보다 각각 3.9%, 3.0% 상승했다.

북한 당국이 적어도 9일까지는 국경 통제 수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외화 환율은 급등세는 주춤하더라도 유류 등 주요 수입품 가격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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