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경제성장을 위한 조언 : 경직된 계획보다 유연성이 필요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으로 생산을 힘 있게 다그치고 있다”며 작업 중인 만경대애국늄창(알루미늄창)공장 사진을 실었다. 북한은 올해 국정 기조로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한 경제난 ‘정면 돌파전’를 선언하고 생산력 증대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이 생산기업소들에 ‘계획량 달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9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의하면, 최근 노동당 평안남도 전원회의를 통해 도내 모든 공장기업소에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까지 올해 계획을 무조건 수행할 것을 주문하였다.

물론 북한당국이 계획을 강요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1990년대 경제난 이후 30여 년간 상대적 자율성이 그나마 보장되어 액상계획을 하면 좋고, 열악한 생산조건(원료, 자재, 전력, 설비 등)을 이야기하면서 못해도 그만이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렇다면 올해 10월 10일까지 국가계획수행은 가능할까?

현 경제 조건에서 실제로 10월 10일까지 계획을 수행할 공장, 기업소는 5%도 안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한다. 전력도 자체로, 자재와 원료도 자력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국가가 주는 건 계획과제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알아서 살아가도록 자율성도 안 주겠다니 어떻게 하라는 건가. 안 그래도 힘든 여건에 처해 있는 지방공장은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날고뛰는 재간이 있어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북한에서 토지, 공장, 기업소의 모든 생산수단은 ‘전인민적 소유’라는 미명아래 모든 개인 소유는 법적, 또는 실제적으로 공동 또는 국가 자산으로 해뒀다. 북한의 노동당은 극단적인 평등성을 운운하면서 삶의 모든 영역을 국가가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일성과 그의 제자들은 “사람은 자기운명의 주인이지만 그 사람의 뇌수는 수령이다”는 이상한 이론을 펼쳐 수령의 절대적 지위를 통해 사회적 발전을 조정해야 인간을 불평등의 그늘로부터 구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집단주의에 기초한 생산 공동체 및 생활공동체의 구축”이 사회주의적 사회형태의 근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사회주의 경제개념은 중앙 관리적 유일계획 경제체제로 고정되었다.

지역 공동소유 재산, 또는 국민소유재산은 국가에 의해 중앙관리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유일체제원칙이 지켜졌고 국민경제적 틀에서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었다. 유일경제계획과 유일경제관리는 수입·지출에 대한 종합적 관리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계획경제의 물질적, 금융적 다양한 관계들을, 중앙계획과의 일치 및 사업적 목표달성이라는 기준에 우선순위를 두고 이에 모두 맞추어 나가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북한에서 경직된 유일계획 시스템은 ‘경제난’이라는 후과로 이어졌고 수백만의 아사자가 발생하는 등 엄청난 파국을 불러왔다.

현 상황에서 “유일 계획시스템”은 해결할 수 없는 모순만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 모순을 해결할 방도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변화에 대처하는 유연성이다.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끊임없이 변화되고 있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은 오답이 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북한 당국이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에 대처하여 유연성을 가지고 모든 경제주체에 자율성을 주어야 ‘2천 5백만 인민’의 살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