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트텔 채널 고정하고 사용하라” 방침

북한이 외부정보 유입 매체 중 하나인 노트텔(EVD플레이어, Enhanced Versatile Disc)을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주목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13일 인민반 회의에서 김정일 사망 3주기와 관련한 선전과 함께 노트텔을 개인이 사용해도 된다는 위(당)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에 따라 암시장에서만 거래되던 노트텔이 종합시장에서 공개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북한은 외부정보 유입과 한류를 차단하기 위해 태블릿 PC, MP3, 스마트폰, 중국에서 제작한 EVD플레이어인 노트텔 단속을 엄격히 진행해왔다. 특히 노트텔은 휴대가 편리하고 CD, DVD는 물론 USB까지 바로 재생할 수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김정일 사망 3주기 끝나는 시점에서 노트텔 사용을 허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노트텔은 모든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지만, ‘통로'(채널)를 고정해야 한다. 또 노트텔을 가지고 있는 세대는 보안·사법 기관에 등록했다는 봉인표를 붙이고 사용해야 한다.

이 같은 방침이 내려오자 주민들은 “갑자기 (노트텔 사용을) 풀어주는 이유가 뭐냐”는 반응을 보이는 등 오히려 당황해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주민들은 “합법적으로 허용한 것이 당의 방침지만 오히려 이색분자들을 잡으려는 덫 일수도 있으니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그는 소개했다.

북한 당국이 채널 고정으로 노트텔 사용을 제한하기는 했지만, 봉인을 푸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장에 나가면 당국의 감시를 피해 봉인을 풀어주기도 한다. 이를 모를리 없는 북한 당국이 노트텔 사용을 허용한 것은 주민들이 방심하는 틈을 노려 한국 드라마 등을 접하는 것을 색출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는 “본격적인 김정은 체제가 출범하면서 노트텔 사용을 허용해 민심을 얻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노트텔을 보유한 주민들의 사상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일종의 유인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외국에서 공부한 청년대장(김정은)은 해외를 알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인자한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언제 변할지 모르는 게 정치이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트텔은 노트북과 크기가 비슷하거나, 6인치짜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다. 현재 종합시장에서 판매되는 노트텔 가격은 크기에 따라 80~100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이날 현재 북한에서 환율은 1달러당 83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