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中변방대, 자국민에 ‘北, 총기사용 허용 알려와’ 경고

북중 연선 지역에 코로나 관련 '협조문' 부착 확인...소식통 "北과 모든 접촉 금지" 강조

중국 변방대 홍보실이 연선지역 중국인들에게 배포한 협조문. 북한 쪽 강변에 쓰레기나 동물 사체 투척 금지, 북한 사람과 접촉 금지, 불법 월경자를 목격할 경우 즉시 신고 등 행동 수칙이 담겨있다.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제공

북한 국가보위성이 지난달 말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목적으로 연선 지역 질서 준수에 대한 통보문을 중국 측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 측이 연선 지구 주민들에게 북한과 근접한 압록강에서의 활동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협조문을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4일 “중국 국경경비대가 조선(북한)과 압록강을 놓고 마주하고 있는 장백(長白)현, 백산(白山) 등 연선 지역 마을에 안내장을 붙여놨다”면서 “이는 조선 쪽 강 근처에서 활동하지 말고 쓰레기나 동물 사체를 강에 버리지 말라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데일리NK가 단독 입수한 중국 국경변방대가 작성한 협조문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중국 측에 국경에서 북한 지역을 촬영하거나 하천에 오물을 투하하는 행위에 항의하면서 중국 당국에 이러한 행위를 엄중히 단속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협조문은 중국 변방대 홍보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본지는 북한 국가보위성이 중국 변방대에 압록강을 포함한 국경 지역에서 중국인들이 연선의 규칙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통보문을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북한, 국경 통제에 민감 반응…中에 “불복시 총기사용”도 거론)

국가보위성은 통보문을 통해 중국 사람이나 동물이 북한 쪽으로 넘어와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유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북한 당국이 국경지역에서 중국인 및 가축과의 접촉을 경계한 것은 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중국 측이 배포한 협조문에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조선 당국이 모든 인원들의 접촉을 중단했다”며 “통제에 불복할 경우 총기 발사를 허용한다는 강력한 방침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중국 당국이 국경지역에서 총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북측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 변방대는 자국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변방대는 협조문을 통해 “최근 국경의 분위기가 긴장 상태에 있어 조선 (국경)경비대가 과민반응으로 총기 발사를 할 수 있다”며 “신변 안전을 위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변방대가 밝힌 협조 사항에는 ▲북한과 인접한 압록강변에서 활동하지 말 것 ▲강에 쓰레기나 동물 사체 투척 금지 ▲북한을 향해 소리치거나 촬영 금지 등이 포함됐다.

특히 중국 측은 밀수 및 불법월경 행위, 북한 사람과 모든 접촉 등을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행위를 목격할 경우 즉시 변방대나 파출소에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목적으로 북한이 국경을 폐쇄한 이후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도 자국 주민들의 연선지역 활동을 자제시키면서 북중 국경의 냉랭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